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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모던·고전… 3色 발레의 향연

입력 : 2017-11-07 20:32:56 수정 : 2017-11-07 21: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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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에서 ‘오네긴’까지 고전·드라마·현대 발레의 정수를 담은 공연이 차례로 찾아온다.

수백년간 발레 역사를 차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은 ‘오네긴’을 3년 만에 선보인다. 3대 드라마 발레로 꼽히는 명작이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의 ‘카르멘’에서는 21세기형 카르멘을 만날 수 있다. 안무가 요한 잉예르는 이 작품으로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안무가상을 거머쥐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은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와 함께 날아온다. 마린스키는 120여년 전 이 작품을 초연했다.

이번 무대에 오를 무용수들도 주목해야 한다. UBC 수석무용수 황혜민·엄재용은 ‘오네긴’을 통해 팬들과 작별한다.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마린스키에 입단해 수석무용수까지 오른 김기민은 이번에 금의환향한다.
◆ 푸시킨의 명작, 온몸으로 읽다… 유니버설발레단, 드라마발레 ‘오네긴’

UBC는 24~2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네긴’을 공연한다. 존 크랑코 안무작으로 푸시킨의 운문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을 춤으로 옮겼다. 순진한 시골 소녀 타티아나가 도시의 냉소적 귀족 오네긴과 사랑에 빠지지만 거절당한 후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무언(無言)의 발레에서 대사가 들리는 듯 뛰어난 표현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드라마 발레의 대가’인 크랑코는 책을 읽어주듯 소설 내용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UBC 관계자는 “크랑코의 작품은 발레 초심자나 원작을 모르는 관객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고 말한다. UBC는 2009년 이 작품을 초연했으며 2011년, 2014년 재공연마다 큰 인기를 끌었다.

‘오네긴’의 주인공 타티야나는 기술과 표현을 겸비해야 해 발레리나들이 도전하고 싶은 역할로 종종 꼽힌다. 타티아나를 맡은 무용가는 순진한 소녀부터 실연을 극복한 강한 여인까지 폭넓게 소화해야 한다.

UBC 수석무용수 황혜민·엄재용 부부는 ‘오네긴’을 끝으로 발레단을 떠난다. 두 사람의 무대는 24, 26일 두 번이다. 이들은 ‘한국 최초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21세기 버전 카르멘의 치명적 유혹… 스페인국립무용단, 모던발레 ‘카르멘’

스페인국립무용단은 현대발레 ‘카르멘’을 9∼1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스웨덴의 요한 잉에르가 안무했다. 이 작품은 2015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초연돼 유럽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국립무용단은 1979년 창단됐으며, 발레리나 마야 플리체스카야, 안무가 나초 두아토가 역대 예술감독을 맡았다.

21세기 버전 ‘카르멘’에서 주인공 카르멘은 욕망을 적극 실현하는 여성으로 그려진다. 군인 돈 호세는 정열적·맹목적으로 사랑을 향해 돌진하고, 연적인 투우사 에스카미요는 록스타를 연상시킨다. 음악으로는 조르주 비제의 원곡을 편곡한 버전과 마크 알바레즈가 작곡한 새로운 곡들이 쓰였다. 무대에는 정삼각형의 프리즘 9개가 놓여 새로운 시각 효과를 낸다. 잉예르는 1990년대 네덜란드 댄스시어터(NDT) 대표 무용수로 활약한 후 천재 안무가 이르지 킬리안에게 발탁돼 안무가로 변신했다. 2003∼2008년 스웨덴 쿨베리 발레단 예술감독을 맡았다.
◆ 1895년 초연의 감동 그대로… 마린스키발레단, 고전발레 ‘백조의호수’

마린스키발레단은 9~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마린스키는 마리우스 프티파·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한 ‘백조의 호수’를 1895년 초연했다.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을 한 명이 소화하고, 발레의 상징인 ‘튀튀’가 처음 등장한 것이 이 무대다.

마린스키 극장 소속인 마린스키발레단은 1740년쯤 창설됐다. 1995년 유일한 외국인으로 이 발레단에 들어가 15년간 활동한 유지연 UBC 부예술감독은 “볼쇼이 발레단이 동작이 크고 남성적이라면 마린스키는 기본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정교·섬세하며 여성적이고 라인을 중시한다”고 밝혔다.

마린스키 공연이 기대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함께해서다. 김기민은 2011년 동양인 발레리노 최초로 이 발레단에 입단했다. 두 달 만에 주역에 발탁됐고 2015년에는 수석무용수에 등극했다. 지난해 5월에는 한국 남성으로는 처음으로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남성무용수상을 받았다. 이번에 김기민의 파트너는 같은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빅토리아 테레시키나다.

군무진에는 마린스키 극장 분관 개념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 발레단 소속 무용수들이 상당수 함께한다. 이 발레단 수석무용수 세르게이 우마네츠와 이리나 사포즈니코바가 김기민·테레시키나와 번갈아 주역을 맡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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