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고비 사막 부근에서 발원한 최악의 황사가 중국 베이징을 뒤덮었다. 뒤이어 북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대기환경의 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여파로 갈 곳이 없는 요즘 인근의 공원 산책조차 망설여진다. 하지만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힐링공간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한강의 입구 위치한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이다.
16일 경기 김포시에 따르면 해당 공원은 총 65만5310㎡ 규모로 너른 들녘과 습지가 펼쳐져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 동·식물의 서식처다. 그 이름에 걸맞게 멸종위기종인 큰기러기를 비롯해 82종의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며 보다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곳에는 야외활동에 많은 제약을 보완하기 위해 산책로 2㎞ 구간에 쿨링미스트(cooling-mist) 터널이 설치된다. 정수 처리한 물을 특수노즐을 통해 빗방울의 1000만분의 1 크기의 인공안개로 고압 분사하는 시설이다. 이 물은 3~4도 가량 낮추는 한편 안개가 공기 중의 먼지와 냄새를 흡수해 떨어지면서 공기를 정화시킨다. 피부나 옷에 닿아도 바로 증발하고 청량감만 남겨 한여름 방문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할 전망이다.

3만㎡ 면적의 선형 수림대도 조성된다. 신도시와 바로 연접한 조망마루 주변 남측 비탈에 숲을 만들어 완충역할을 극대화하고 미세먼지의 확산은 막는다. 서해의 바람이 유입되는 길목에 위치한 김포지역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 연말 선보인 길이 300m, 폭 1.5m ‘친환경 건강 황톳길’은 생활환경 숲과 이어진다. 질 좋은 습식 황토를 활용해 만들고 한강제방 수림대에 있어 색다른 즐길거리다. 이곳과 연결될 수림대에는 기존의 교목 아래 아교목, 관목, 초화를 식재해 다층 나무숲으로 탈바꿈된다.
김포시는 2015년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인수 후 일대 곳곳에서 동·식물 생태계 보전, 생물다양성 증진 식재, 낱알들녘 및 수로 정비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한강하구 유일의 생태공원이자 기반시설 확충 및 안정된 식생을 바탕으로 한 자연과 시민의 쉼터”라며 “향후 생태 체험·교육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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