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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야구선수 폭력에 남편 장애인 돼” 靑청원… 재판 재개

입력 : 2020-11-20 17:22:24 수정 : 2020-11-20 19: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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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선고 미뤄… 청원엔 15만9000여명 동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전직 야구선수의 폭행으로 남편이 IQ 55의 장애인이 됐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공분을 산 사건의 재판이 재개될 예정인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법원은 애초 전날 이 사건 선고공판을 열 계획이었으나 추가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변론 재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노경필)는 폭행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전직 야구선수 A(39)씨의 전날 항소심 선고기일을 취소하고 변론 재개를 결정했다. A씨에 대한 항소심 속행 공판은 내달 17일 열린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추가 심리가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18년 3월19일 오후 6시15분쯤 같이 술을 마시던 피해자 B(36)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그의 얼굴을 손으로 때려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게 해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전치 16주의 외상성 뇌경막하출혈(외부 충격으로 뇌에 피가 고이는 증상)로 머리에 인공 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은 성공했지만, B씨는 지능 저하로 인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인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올해 8월12일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야구선수 출신인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을 매우 세게 가격했는데, 술에 취한 사람을 때리면 넘어질 우려가 크고, 사건 현장이 콘크리트 바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자가 쓰러진 상황을 보고도 경찰에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잠들었다’고 말했고, 피해자 가족에게도 거짓말을 하다가 CC(폐쇄회로)TV가 나오자 비로소 범행을 인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은 지난 5일 B씨의 아내가 ‘한순간에 일반인이 아이큐(IQ) 55와 지적장애인(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B씨의 아내는 청원글에서 “야구선수 출신에 덩치가 크고 힘이 좋은 가해자의 단 한 번의 가격으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를 부딪혔다”며 “남편은 빠른 수술로 운 좋게 살아났지만, IQ 55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아 직장을 잃었고, 가정은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그는 “가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나 병원비조차 받아보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당 청원글에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15만9000여명이 동의해 청와대로부터 공식 답변을 끌어낼 수 있는 기준인 20만명을 앞두고 있다. 이 청원이 화제가 된 이후 “(A씨의 1심 선고 형량인) 징역 1년은 너무 가볍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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