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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꿨다.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이름이 달라져도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세제를 관장하고, 나라살림을 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런 기재부 관료는 엘리트집단으로 꼽힌다. 기재부 관료가 다른 부처 수장으로 가는 경우는 있어도 다른 부처 관료가 기재부 수장에 앉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은 어떨까. 중심은 변방으로 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수장으로 앉은 23개월은 특히 그렇다. 왜 그렇게 변한 걸까.

‘홍두사미(洪頭蛇尾)’. ‘아몰랑’(‘아 나도 몰라’의 줄임말). 홍 부총리에게 붙은 별명이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을까. 무슨 일이든 조물락거리다 엉뚱한 ‘괴물’ 정책을 내놓고, 비판에는 알아듣지 못할 궤변을 늘어놓는다. 수십년 동안 40%를 마지노선으로 삼은 국가채무비율을 60%로 높이더니 엉터리 재정준칙을 만들고, 규제와 세금폭탄으로 얼룩진 부동산 정책에 맞장구를 쳐 세제조차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러기에 또 하나의 별명이 붙었다. ‘사고 치는 부총리’.

그가 최근 사의를 표했다. 이유가 황당하다. 주식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주주 기준을 3억원으로 낮추자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경제를 파탄으로 내몬 ‘정치 포퓰리즘’에는 반대 한 번 한 적 없던 그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의를 반려하자 이런 말을 했다. “인사권자 뜻에 맞춰 부총리 직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 “사의표명은 쇼였냐”는 질문에 “진심을 담아 사의표명을 한 것인데 유감”이라고 했다.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과거 경제부총리들은 어땠을까. 전임자인 김동연 전 부총리만 해도 그렇지 않다. 규제·노동 개혁에 등을 돌린 채 소득주도성장 구호를 외치며 재정 살포에 매달린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왜? 정치 포퓰리즘으로부터 나라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었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포퓰리즘 설거지꾼’이다. 국토교통부의 엉터리 부동산 정책을 설거지하다 자신도 전세난민으로 변할 처지다. 그런 부총리를 엘리트 부하 직원들은 어찌 바라볼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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