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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의혹 고대 교수, 학생 유전자 무단 채취”

입력 : 2020-07-30 06:00:00 수정 : 2020-07-29 23: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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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대학원생들, 고려대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신고
“5년 동안 최소 22명 학생에 유전자 채취 강요” 주장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폭언을 한 의혹으로 학내 조사를 받고 있는 고려대 의과대 교수가 유전자 불법 채취 의혹으로 재차 조사를 받게 됐다.

29일 고려대에 따르면 고대 의대 대학원생 4명은 법의학 교실 A교수가 학생들의 동의서를 받지 않고 유전자 채취를 강요했다고 고려대 기관생명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기관생명윤리위원회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실험 등에서 생명윤리가 확보됐는지 자체적으로 감독하는 심의기구다. 신고서에서 학생들은 A교수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소 22명의 학생에게 유전자 활용 동의를 받지 않고 DNA와 RNA(리보핵산)를 채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의 지시에 따라 하루 5번 유전자 채취를 스스로 하도록 요구받았고, 거절할 경우 교수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학생들은 신고서에서 한 사람이 100건 넘는 유전자 샘플을 제공한 사례도 있으며, 유전자 채취로 신체 일부가 헐어 피가 나는 등 통증을 견뎌야 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렇게 확보된 유전자 자료가 서울대학교병원과 삼성의료원, 고대의료원에서 합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생명윤리안전법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연구대상자로부터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해당 프로젝트에 동원된 20명 이상의 대학원생 중 동의서를 보거나 서명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채취된 학생들의 유전자는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비교군으로 사용됐는데, 그 과정에서 A교수가 학생들에게 모욕을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한 학생은 피해 학생들이 대부분 여성이고, A교수가 논문에 등재되게 해주겠다며 일을 시켜놓고 논문에 이름을 실어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A교수는 이와 별개로 학생들을 성희롱하고 폭언했다는 신고로 고려대 인권센터와 성평등센터에서 조사받고 있다. 고려대는 A교수에게 8월까지 자택 근무를 명령한 상태로 알려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규정과 학칙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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