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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 가치에 버금가는 해례본 또 있어”

입력 : 2019-07-16 14:27:53 수정 : 2019-07-16 14: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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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의 소재를 알고 있는 배익기씨. 연합뉴스

 

훈민정음 상주본의 소재를 아는 배익기(56)씨가 반환 대가로 1000억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한 사립대학 박물관에 상주본과 비슷한 해례본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16일 “상주본의 가치에 버금가는 해례본이 모 사립대학 박물관에 있다”며 “오래된 대학의 박물관이나 도서관 등의 희귀자료에 대해 일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간송본과 상주본에 더해 존재가 드러난 해례본은 3개가 된다.

 

◆“한 사립대학 박물관에 해례본 있어… 어딘지는 못 밝힌다”

 

황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배씨가 줄곧 1000억원을 요구하는 배경에 대해 “(상주본의) 가치 판단할 때 문제가 생긴 건데 맨 처음에 문화재청의 전문가들이 가셔서 약간 호들갑을 좀 심하게 떤 측면이 있다”며 “(담당 전문가가) 검토를 하며 깜짝 놀라 이게 대단한 가치가 있다는 표현을 1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얘기를 했다. 그 1조에서 10분의 1이 1000억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가 단순히 비유적인 표현으로 1조원을 말했다는 것.

 

상주본은 훈민정음의 해설본인 해례본이라 그 가치가 높다고 했다. 황 소장은 “쉽게 말하면 해례라는 말이 이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부터 사용할 수 있는 설명서”라며 “상주본이 공개되면 한글 창제나 사용 등에 대해 더 면밀하고 구체적이고 학술적으로 완벽하게 연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황 소장은 한 사립대학 박물관에 상주본과 비슷한 해례본이 있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지금 처음 얘기하는 거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조사를 해야하지만 모 사립대학 박물관에 (상주본과) 비슷한 해례본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문화재청에서 등록하러 오면 확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황 소장은 해당 자료를 실제로 본 적은 없다고 했다. “박물관 측에서 일부 연구하는 사람들만 이에 대해 알고 있다”며 “서울대 규장각이나 서울대 도서관에도 고문서가 정확하게 다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서울대는 절대 아니다. 오래된 대학의 박물관이나 도서관들의 희귀자료에 대해서 좀 일괄 자료 정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지속해서 배씨와 협의… 강제집행과 검찰 고발도 가능”

 

한편 문화재청은 배씨에게 반환 요청 공문을 보내는 등 상주본 회수를 위한 설득을 계속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15일 배씨가 훈민정음 상주본 강제집행을 막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뒤 “당장 강제집행 계획은 없지만, 지속해서 배씨와 협의해 나가겠다”며 “일단 안전기준과장이 17일 배씨를 직접 만나 상주본 자진 반환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3회 이상 독촉 문서를 발송한 뒤에도 상주본을 돌려주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으나 신중하게 추진할 것이며 배씨를 문화제 은닉 및 훼손죄로 검찰에 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2017년 배익기씨가 공개한 훈민정음 상주본. 2015년 3월 배씨 집에 불이 나면서 상주본 일부가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세계일보 자료사진

 

해례본 상주본은 2008년 7월, 배씨가 집을 수리하던 중 국보 70호인 해례본(간송미술관본)과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내용 중 일부가 없어졌지만 상태가 양호했고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그 재산가치가 1조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이를 근거로 배씨는 줄곧 그 10분의 1인 1000억원을 반환 대가로 요구하고 있다.

 

배씨는 골동품업자 조용훈(2012년 사망)씨 가게에서 고서적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배씨가 상주본을 훔쳤다’고 주장한 조씨는 송사 끝에 소유권을 확보해 사망하기 전에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다만 배씨가 소장처를 밝히지 않아 상주본의 행방은 10년 넘게 묘연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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