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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호갱?” vs “개인 취향”… 블루보틀, 롱런 가능할까

입력 : 2019-07-13 13:00:00 수정 : 2019-07-13 11: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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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보틀 삼청점 전경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블루보틀’의 국내 시장 공세가 매섭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국내 1호점을 낸 지 약 두 달만인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북촌동에 2호점인 삼청점을 연 데 이어 하반기엔 강남에 3호점을 포함해 2개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보통 1시간은 기다려야 커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을 만큼 블루보틀의 인기가 대단하지만 과연 오래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해외에 비해 국내 가격을 높게 책정했으면서도 불편한 좌석과 콘센트-와이파이 부재 등 고객 편의는 뒷전이란 지적과 함께다. 

 

◆삼청점, 문 열기 전부터 수십명 대기할 만큼 인기

 

지난 9일 오전 9시30분, 문을 연 지 이틀째인 삼청점을 찾았다. 개점을 30분 앞둔 시각이었는데도 50여명이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삼청점 내부 모습

성수점과 삼청점은 모두 일본 스케마타 아키텍트의 조 나가사카가 설계했다. 회색 콘크리트 벽면을 그대로 드러낸 성수점의 ‘공사장 인테리어’가 기존 블루보틀의 매장 콘셉트와 맞지 않는다는 여론을 의식해서였을까. 적갈색 벽돌로 지어진 성수점과 달리 삼청점은 외관부터 하얀색 벽면에 파란색 블루보틀 마크로 포인트를 준 현대적인 느낌으로 차별화했다. 다만 내부 천장 등에는 성수점처럼 회색 골조를 그대로 드러내고 회색벽돌이 바닥부터 벽까지 이어지도록 해 ‘공사장 인테리어’를 접목했다. 블루보틀 측은 “공사를 하다보니 회색벽돌이 너무 많이 나와서 이런 식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삼청점은 성수점과 마찬가지로 통유리 창문을 적용했다. 각 층마다 한옥, 인왕산, 현대미술관 등 주변의 특색있는 경치가 한 눈에 펼쳐진다. 층마다 콘셉트를 달리해 개성있는 느낌도 살렸다.

 

◆불편한 좌석과 콘센트-와이파이 부재 아쉬워

 

2층에 코르크로 만든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3층에 배치된 나무 소재 의자와 테이블

다만 부족한 좌석 수와 인체공학적이지 못한 의자 디자인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수점처럼 삼청점의 좌석도 대부분 쿠션감이 거의 없는 나무, 코르크 등으로 평평하게 제작됐다. 오래 앉아 담소를 나누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블루보틀 마크로 ‘포토 스팟’을 마련해두었다.

직장인 윤모(29)씨는 “1시간 넘게 다리 아프게 줄 서 커피를 받았는데 정작 앉을 만한 자리도 별로 없더라. 의자라고 있는 것도 다 딱딱하고 불편해 금방 밖으로 나왔다”며 “솔직히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가격도 비싼 편인데 그럴싸한 ‘포토 스팟’에 공들이기보단 줄까지 설 정도로 블루보틀에 애정을 가진 고객들의 휴식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콘센트와 와이파이(Wi-fi)가 제공되지 않는 점도 국내 카페 문화를 도외시한 것이라는 등 논란 거리다. 블루보틀 측은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없앤 건 커피의 맛과 대화에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판론자들은 장시간 자리에 앉아 노트북 등으로 공부하는 ‘카공족’을 피해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일부 소비자는 “편안하지 않은 좌석에 앉아 얼마나 커피 맛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점이나 일본 6호점 등 일부 해외 지점에선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보다 비싸” 가격 책정 논란... 블루보틀 “고객의 다양한 의견에 항상 열려있어”

 

사이폰커피를 제조하는 모습

해외기업의 국내 진출마다 되풀이되는 ‘가격 차별 논란’도 따라붙었다. 블루보틀이 동일한 메뉴에 대해 국내만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의혹이다. 에스프레소 가격은 국내 5000원, 미국 3.5달러(약 4135원), 일본 450엔(약 4882원)이다. 카페라테는 국내 6100원, 미국 5달러(약 5908원), 일본은 520엔(약 5642원)으로 책정됐다. 국내의 경우 삼청점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메뉴 사이폰 커피는 국내 판매가가 1만1200원이지만 미국은 8달러(9452원), 일본은 850엔(약 9223원)이다. 블루보틀은 이에 대해 “외국 가격은 세금이 포함되지 않았다. 세금까지 더하면 세 나라의 가격이 비슷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하고 비싼 가격대의 블루보틀 커피를 구매하는 건 소비자의 선택이란 시선도 있다. 성수점과 삼청점을 모두 방문해봤다는 대학생 김모(23)씨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만큼 맛도 좋고 카페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며 “커피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면 다들 부러워한다. 매번 매진인 머그컵이나 텀블러도 언젠가 꼭 살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손현주 블루보틀코리아 매니저

손현주 블루보틀코리아 매니저는 9일 “블루보틀 매장 콘셉트는 ‘따뜻한 미니멀리즘’이다. 빛, 자연광, 음악, 테이블에 비치한 꽃들 등이 모두 인테리어 요소”라며 “성수점과 삼청점 모두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오픈하는 카페들은 모두 이러한 콘셉트”라고 말했다. 이어 “성수점은 처음 블루보틀이 매장을 열었을 때의 인테리어 콘셉트와 맛있는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신념에 맞닿아 있는 곳”이라며 “인테리어에 대한 비판이 있던 건 알고 있다. 블루보틀은 고객의 다양한 의견에 항상 열려있으며 언제든지 들을 자세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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