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이 자취하는 곳을 여러 번 다니면서 느낀 것이 많다. 우선 대학교 주변이 술집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밤에는 취한 젊은이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아침에 길을 나가면 술을 먹고 구토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해서 술을 퍼붓듯이 마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금세 지나가 버리는 학생 시절을 소중하게 보내며 살아야 할 텐데 말이다. 산다는 것에서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지만 술을 마시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술을 저렴한 가격으로 마실 수 있다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 싶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술을 파는 것은 당연하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에서 손님을 가린다는 것은 못할 일인 줄 알지만, 그래도 대학교 주변에 이렇게 많은 술집이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파트가 많은 한국에서는 요즘 소음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학생가의 소음 문제도 심각하다. 소음을 내는 사람은 그 고통을 잘 모르지만 그것을 당하는 입장에서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생가의 소음 고민은 방음이 잘 안 되는 하숙집 안에서의 학생끼리 문제도 있지만 주변에서의 공사나 이사 등 외부 소리일 경우도 많다. 공사할 때는 아무리 대학가라 해도 소음을 일으키는 시간을 고려해 미리 알려주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람이 사는 데 소리 없이 사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작은 배려 하나로 듣기 싫은 소음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려를 하는 자세를 어른들이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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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
학생가의 환경 문제는 그대로 어른들의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학생 시절은 미래를 짊어질 젊은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다. 그들의 꿈이 예쁘게 싹이 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더불어 사는 모습을 먼저 어른들이 말보다 행동으로 직접 보여줘야 한다.
요코야마 히데코 원어민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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