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인기에도 지극히 단순한 게임 방식과 새 이벤트 부족 등으로 지속적인 흥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전망도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예전만큼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는데요.
일부 한계와 문제점 지적에도 ‘포켓몬 고’는 미래 기술의 활용 가능성과 함께 향후 게임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포켓몬 고' 이용실태와 관련 소비자 인식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포켓몬 고’가 예전만큼은 아니나 여전히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10명 중 4명은 이 게임을 했던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65.1%가 큰 흥미를 느꼈다고 답했다.
게임 경험자의 61%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특히 20대가 크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전체의 72.1%는 ‘포켓몬 고’의 인기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국의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포켓몬 고'로 많은 재미와 흥미를 느낀 것으로 나타났으나 초반의 선풍적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 않았다.
아울러 앞으로 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는 목소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조사 결과 전체의 41.8%는 다른 이들이 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며, 직접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직접 했던 경험은 10대(67%)와 20대(70%)가 30대 이상 연령대에 비해 훨씬 많았다.
또한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을 옆에서 보기는 했지만 직접 해본 적은 없다는 응답은 43.9%로, 게임 경험에 관계없이 ‘포켓몬 고 자체에 대한 인지도(85.7%)는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포켓몬 고' 게임 경험자의 34.9% "재미없다"
‘포켓몬 고’ 이용자 중 65.1%는 게임이 재미있다고 답했다. 다른 연령에 비해 20대가 흥미를 가장 많이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의 여러 재미 요소 중에서도 어린 시절 만화에 등장하던 캐릭터를 현실에서도 잡을 수 있는 데서 가장 큰 재미를 만끽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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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구현된 '포켓몬 고' 게임 화면. |
캐릭터를 ‘레벨 업(level up)’ 는 재미(23.1%)나 잡은 몬스터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재미(14.6%)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찾아가며 잡는 재미(62.3%)의 응답 비중이 더 높았다.
실제 ‘포켓몬 고’ 이용자의 84.9%는 만화로 접했던 캐릭터를 직접 잡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게 된 점을 신기하게 생각했으며, 희귀한 몬스터를 잡으면 왠지 기분이 더 좋다는데 동의하는 이용자도 83.7%에 이르렀다.
◆'포켓몬 고' 생각하면 각종 사건·사고가 먼저 떠오른다?
‘포켓몬 고’를 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은 최근 게임 와중에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많이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포켓몬 고’를 생각하면 게임에 대한 호기심(28.2%)이나 AR 기술에 대한 호기심(29.6%)보다 그로 인한 사건·사고(42.1%)가 떠오른다는 응답의 비중이 훨씬 높았다. 최근 ‘포켓몬 고’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고가 일어나면서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포켓몬 고’로 인한 사고에 대비하는 보험상품의 출시와 관련해서는 그 필요성을 느끼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러시아나 홍콩처럼 우리나라에도 관련 보험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34.3%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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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모델이 ‘T월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포켓몬 고' 게임을 통해 캐릭터를 잡고 있다. SKT는 게임 인기를 이용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해 공식 인증 대리점을 아이템 보급소인 ‘포켓스탑’과 대결장소인 ‘체육관’으로 운영한다. 오는 6월까지 SKT 고객은 데이터 소비 없이 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상대적으로 40대(37.5%)와 50대(40.5%), 게임 비경험자가 보험의 필요성을 좀 더 절감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전체의 과반(55.4%)은 보험 상품으로 출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72.1% "'포켓몬 고' 게임 인기는 일시적일 듯"…향후 이용의향도 32.1% 수준
‘포켓몬 고’의 인기는 곧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체 응답자의 72.1%가 게임의 인기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특히 20대 이상에서 이런 부정적 전망이 보다 뚜렷했다.
앞으로 ‘포켓몬 고’를 이용하겠다는 의향도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전체의 32.1%만 더 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상대적으로 10대(38%)와 20대(45.5%)의 의향이 좀 더 강한 편이었다. 또 현재 이용자의 57.4%가 앞으로도 즐기겠다고 응답한 데 비해 비이용자 가운데는 13.9%만 이런 의향을 밝혔다. 그런 만큼 신규 이용자의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조사대상 10명 중 6명(60.9%)은 향후 ‘포켓몬 고’를 이용할 의향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기존 이용자 가운데는 39%가, 비이용자 중에서는 76.6%가 각각 이런 의사를 내비쳤다. 현재 이용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런 의사가 없는 ‘이탈자’들은 '너무 단순하다'(41.1%·중복응답)는 점을 응답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밖으로 나가는 게 귀찮다'(30.1%),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는 것 같다'(27%)는 답도 더 이상 ‘포켓몬 고’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밝힌 주요한 이유였다.
이에 비해 이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포켓몬 고’를 할 의사가 없는 이들은 '길거리에서 하는 게 위험해 보인다'(50%·중복응답)는 우려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아울러 '관심이 별로 없다'(42.8%), '시간을 많이 뺏길 것 같다'(35.9%), '스마트폰에 너무 중독되는 것 같다'(28.7%)는 순으로 답했다. 게임을 경계하는 태도가 쉽게 읽혀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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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용자가 '포켓몬 고' 게임을 통해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다. |
한편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은 평소 적어도 1가지 이상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응답자의 84.1%가 최근 6개월 동안 스마트폰 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게임을 이용하는 방식에서는 연령별 차이를 살펴볼 수 있었다.
먼저 스마트폰 게임 이용자의 41.5%는 좋아하는 한 가지를 꾸준하게 즐기는 유형이었는데, 주로 30대 이상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비해 16.8%는 평소 꾸준히 즐기는 게임이 있고, 때마다 인기가 많은 게임을 시도해보는 적극적인 이용자로, 특히 10~20대의 비중이 큰 편이었다. 그밖에 10명 중 3명(28.8%)은 좋아하는 게임 몇 가지를 꾸준하게 즐기는 유형이었으며, 12.2%는 주로 그때그때 인기가 있는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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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구현된 '포켓몬 고' 게임 화면. |
스마트폰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을 선택할 때 무료 여부(46.4%·중복응답)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고, 장르(42.4%)라고 답한 이도 꽤 됐다. 무료 여부는 10대(49.7%)와 50대(59.1%)가 매우 중요하게 여겼으며, 장르에 대한 고려는 20대(51.8%)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그 다음으로 인기 여부(29%)와 지인 및 친구의 권유(29%)도 게임을 택할 때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일수록 인기를 크게 고려했고, 고연령층은 주변의 권유에 영향을 많이 받는 등 세대별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이어 주변이 즐겨 하고 있는지 여부(25.1%)와 평가 및 평점(18.2%)을 고려하는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이에 비해 최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 게임 관련 광고·홍보영상(11.1%)을 본 뒤 선택한다는 응답은 적은 수준이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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