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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 짧지만 웃음 주니까요…印 일가족의 긍정 마인드

입력 : 2017-02-01 10:49:12 수정 : 2017-02-02 14: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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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골무형성증'(Achondroplasia)으로 팔과 다리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다 커봐야 130cm를 넘기 힘든 인도의 일가족 사연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정작 이들 가족은 매사 긍정적이다. 남들이 웃음거리로 삼아도 오히려 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곤 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 사는 람 라지 차우한의 가족 11명 중 9명은 팔과 다리가 정상인보다 짧다. 연골무형성증에 걸린 탓이다. 연골 형성 중 장애가 생겨 뼈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병이다. 정상보다 큰 머리와 넓고 튀어나온 이마, 낮은 콧대와 짧은 팔·다리와 손가락 등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람 라지 본민은 물론이고 형과 남동생, 누나와 여동생 등이 병마에 신음하고 있다. 유전 탓이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같은 병을 앓는다. 람 라지의 형은 연골무형성증을 앓다가 오래전 세상을 떠났을 만큼 대대로 사투하고 있다.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 사는 람 라지 차우한(왼쪽 네번째)의 가족 11명의 모습. 연골무형성증에 걸린 9명은 팔과 다리가 정상인보다 짧다.


더불어 람 라지의 가족은 주변의 멸시도 이겨내야 했다. 바깥에 나갈 때마다 “왜 그렇게 키가 작느냐”, “당신들은 어디서 왔느냐” 등의 이들을 모습을 비꼬는 듯한 질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진다.

무엇보다 팔과 다리가 짧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점이 일상적인 애로로 꼽힌다. 나이가 들면 뼈마저 약해져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돼 더 큰 문제다. 람 라지는 다행히 아직 걸을 수 있지만 힘들어 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볼 때마다 안타깝기만 하다고 한다.

결혼식장에서 하객을 응대하는 일을 하는 람 라지는 신체적 단점으로 직장 구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주려 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고 말했다. 예식이 없는 날 람 라지는 형제가 운영하는 동네 식품가게에서 돈을 번다.

람 라지의 딸 암비카(27)는 회계사가 꿈이다. 같은 병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암비카는 “회계사가 되고 싶지만, 먼저 일자리를 구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팔과 다리가 너무 짧고 키가 작아서 일을 줄 수 없다는 말만 줄기차게 듣는 게 암비카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이이기도 하다.

람 라지의 아내는 셋째를 임신했던 지난 1993년 숨졌다. 다행히 아내는 정상 체격이었다.

 
인도 텔랑가나주 하이데라바드에 사는 람 라지 차우한이 이웃사촌과 사진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바깥세상에서는 비웃음을 사는 슬픈 운명임에도 람 라지는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한다. 그의 가족은 보통의 사람처럼 마음대로 여행도 가지 못했고, 결혼도 할 수 없어 삶 자체가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특별하기 때문에 신이 그렇게 살아가도록 만들었다고 람 라지는 믿는다.

람 라지는 “비록 사람들이 비웃지만 슬프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며 “반대로 생각해보면 누군가에게 우리는 웃음을 주는 존재가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두 딸에게도 늘 같은 말을 한다”며 “신이 우리에게 그런 의무를 부여했다고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미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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