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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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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9-23 10:57:17 수정 : 2015-09-30 14: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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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는 곳곳이 찢겼다. 손톱도 부러졌다. 얼굴 화장도 흘러내렸다. 그러나 누구도 그를 탓하지 않았다. 결과는 슬펐지만 최선을 다한 그에게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지난 21일, 중국 랴오닝(遼寧) 성 다롄(大連)의 한 바닷가. 이날 웨딩촬영 중이던 궈 위안위안(25·여)은 누군가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궈는 다롄의 한 병원에서 심장의학 간호사로 일한다. 그는 사람들의 도움 요청 소리에 망설이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궈가 있던 곳에서 구출된 남성이 있는 곳까지는 약 30m 거리였다.

궈는 망설이지 않고 남성의 가슴을 마구 압박했다.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으로 물을 빼냈다. 어느새 그의 웨딩드레스는 흙범벅이 됐고,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톱도 부러졌다. 곱게 칠한 화장은 남성의 얼굴을 문지르는 사이 주룩 흘러내렸다.

궈의 심폐소생술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숨졌다. 다른 수영객들이 남성을 구했을 때부터 이미 얼굴이 새파랬다. 현장에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손 쓸 방법이 없었다.

긴박했던 현장 사진은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올라왔다. 그러나 궈를 탓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수영객을 살리지 못했지만 ‘간호사’로서 본분을 다한 궈에게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의 사진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라는 제목도 붙었다.

궈의 남자친구 샤오는 “여자친구는 늘 다른 사람 돕기를 좋아했다”며 “내가 궈를 사랑하는 이유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수영객이 빠졌다는 소리에 궈는 나보다 더 빨리 현장으로 뛰어갔다”고 덧붙였다.

궈는 “당시 ‘나는 간호사야’라는 생각뿐이었다”며 “그때의 나는 한 사람의 신부가 아닌, 시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간호사’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상하이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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