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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끝나지 않은 아프간전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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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30 22:51:59 수정 : 2025-11-30 22:51:58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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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발생 이후 미국은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라덴을 잡겠다며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이어 탈레반을 축출했고, 2011년 5월 빈라덴을 제거한 뒤에는 아프간에 민주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전쟁을 끝내지는 못했다. 전쟁 20년째인 2021년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해 4월 철수를 결정하고 8월31일까지 미군 철수를 마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프간 정권이 조기 붕괴해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되자 긴급 철수작전에 나서야 했다. 미국은 1975년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의 대사관 지붕을 통해 헬기로 탈출했던 치욕스러운 장면을 카불에서 재연했다. ‘실패한’ 전쟁으로 낙인 찍혔다.

미국 한 군사 매체가 2021년 8월16일 미 공군 C-17 글로브 마스터 수송기 내부를 촬영해 공개한 사진은 미군 철수 직전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사진을 보면 아프간 민간인들이 수송기 내부를 빽빽하게 채워 앉아 있다. 수송기 최대 탑승 인원 134명을 훌쩍 넘겨 640명이 몸을 실었다. 그래도 미군은 화물 대신 난민을 택했다. 미국의 인도주의 정신이 사라지지 않았다며 위안을 삼는 이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이 사진을 들고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비판했다.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는 “미국 체제가 완전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제3세계로부터의 이민을 영구히 중단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으로 입국시킨 수백만 명을 모두 추방하겠다”고도 으름장을 놨다. 미국 주도 인도주의 정신의 종말을 고한 셈이다.

발단은 전날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주 방위군이 숨진 사건의 용의자가 아프간 난민으로 드러나면서다. 용의자는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이 조직·운영한 아프간 대테러 부대인 ‘제로 부대’ 요원으로 다수의 비밀작전을 수행했다고 한다. 작전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사살돼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제기됐고, 그때마다 CIA는 이를 부인해왔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드러나지 않았으나 미국의 책임이 없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끝나지 않은 아프간전의 악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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