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새로 나온 책] 다시 읽는 막스 베버 외

입력 : 2015-09-12 00:00:00 수정 : 2015-09-14 14:22:0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다시 읽는 막스 베버
(한국사회이론학회, 한국인문사회과학회 엮음·문예출판사·2만원)=막스 베버(1864∼1920) 탄생 150주년을 맞아 다양한 분야의 국내 석학 11명이 베버의 삶과 학문을 연구한 논문을 엮어 만든 책. 베버는 사회학자이자 역사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 종교학자로서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강한 존재감과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참여한 학자들은 21세기 다양한 학문적 시각으로 20세기에 활동한 베버를 바라본다. “베버가 넓게는 서양 일반과 좁게는 자기 사회 문제와 씨름했듯 우리도 우리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 베버의 생각과 만나 그와 대화하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그의 학문 정신이 여기에 있다.”(본문 45쪽)

아나키즘, 비애와 분노의 뿌리(김택호 지음·소명출판·1만9000원)=조선의열단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암살’의 흥행으로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의열단을 이끌었던 이들의 상당수가 아나키즘 사상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나키스트들을 ‘테러리스트’나 ‘암살자’로 국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이 궁극적으로 목표한 것은 평화와 공존이었기 때문이다. 부당한 사회에 저항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꿈꾼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의 내면을 잘 보여준 것 중 하나가 1920∼1930년대 문학이다. 영화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아나키즘의 본질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은 이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무덤의 수난사-죽어서도 편히 잠들지 못한 유명한 위인들(베스 러브조이 지음·장호연 옮김·뮤진트리·1만8000원)=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됐으나 뇌의 일부는 부검의의 손을 거쳐 수십년간 미국 전역을 떠돌며 실험 대상이 된다. 하이든의 두개골 또한 도굴당한 뒤 100년이 넘도록 자신의 원래 몸과 만나지 못했다. 생전 활동으로 주목받았던 이들 가운데 일부는 죽어서도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못했다. 도둑맞거나 불태워지거나 때로 절여지고 박제화되는 등 수난을 겪은 시신들은 이들의 생전만큼이나 극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과자로 맛보는 와삭바삭 프랑스 역사, 파스타로 맛보는 후룩후룩 이탈리아 역사(이케가미 순이치 지음·김경원 옮김·강혜영 그림·돌베개·각 권 1만4000원)=과자만으로도 역사의 정수를 더듬을 수 있는 프랑스는 과연 미식의 나라다. 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국제적 요리로 발돋움한 파스타가 이탈리아 역사에 미친 심대한 영향 또한 이에 뒤지지 않는다. 일본의 역사학자인 저자가 과자와 파스타를 화두로 두 나라의 문화사를 각각 엮었다. 과자는 프랑스 역사의 가장 중요한 지점들을 관통한다. 파스타는 재료와 조리법, 이름에 이르기까지 각 지방의 향토색을 가득 품고 있는데 이는 국가 통일의 원동력이 되었다. 저자는 기독교와 부르주아, 파시즘 세력이 ‘엄마의 파스타’ 이미지를 이용해 여성을 어떻게 억압했는지도 규명한다.

유령의 역사-중세 사회의 산 자와 죽은 자(장클로드 슈미트 지음·주나미 옮김·오롯)=시대, 지역, 문화에 따라 유령에 대한 인식과 이들이 산 자와 맺는 관계가 달라진다. 프랑스 아날학파(1929년 프랑스에서 창간된 ‘경제사회사연보’를 중심으로 형성된 역사학파)를 이끄는 저자는 유령을 소재로 중세 서구사회의 문화와 믿음을 탐색한다. 특히 ‘중세 사회의 산 자와 죽은 자’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사후 세계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상속이나 부의 배분처럼 죽음과 죽은 자를 매개로 이뤄지는 사회관계 등 죽은 자와 산 자의 관계를 읽어낸다.

세월 속에 묻어버린 그림자(신동소 지음·최정화 그림·생각과사람들·1만3500원)=소설가 신동소의 단편들이 묶여 책으로 나왔다. 그루터기, 괘종시계, 카멜레온, 눈자라기, 저무는 들녘, 거침없는 세월, 벚꽃축제, 어둠 속의 여자, 버들피리, 세월 속에 묻어 버린 그림자, 까막딱따구리 등 총 11편이 수록되었다. 각 단편에는 작가의 서정적 감성과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삶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슬퍼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고 담담히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등단 15년차 소설가답게 선이 굵으면서도 세밀한 묘사로 삶의 진실을 찾아간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