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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평가원 ‘보나베띠 8억원’ 결제 수사 받는다

입력 : 2015-06-17 10:40:06 수정 : 2015-06-17 10: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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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특정 식당에서 3년여간 8억원어치 법인카드를 결제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을 상대로 ‘카드깡(신용카드 결제금액을 불법적으로 현금화하는 것)’ 의혹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평가원이 2011년 1월부터 2014년 7월 서울 중구의 파스타 전문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베띠(이하 파스타집)에서 8억여원을 결제해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등을 주관하는 평가원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기관으로 국무조정실 관할이다.

평가원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269명의 직원이 3년7개월간 8억2000만원을 특정 파스타집에서 결제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지탄을 받았다.

경찰은 이 파스타집 1곳에서 3년7개월간 4751건 결제됐고, 하루에 많게는 17회나 결제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카드깡을 의심하고 있다.

평가원은 논란이 불거지자 “외부 손님이 참석하는 회의가 하루에 보통 10번 넘게 열린다”면서 “손님들을 모시고 식사하러 가면 법인카드로 결제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은 이 파스타집 외에 평가원 직원들이 회사 인근의 다른 한식·중식당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내역도 살펴보고 있다. 이 식당들에서도 각각 2억원 이상 지출이 이뤄졌으며, 이것까지 합하면 특정 식당 3곳에서 총 12억원을 지출한 셈이 된다.

경찰은 법인카드 사용내역 7만9005건 전체를 입수해 같은 기간 실시된 과제 수행내역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무조정실 법무감사담당관실은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서 “예산집행 적정성, 증빙서류 구비 및 사실관계 부합 여부 등에 중점을 두고 지난해 11월3일부터 12월1일까지 종합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사무감사로 밝힐 수 없는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당 파스타집은 지난해 8억원 논란을 홍보거리로 이용해 보도자료를 배포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

이 당시 업체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특정 파스타 집에서 8억20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일각에서는 얼마나 맛있기에 한 곳에서만 파스타를 먹는 데 8억원을 사용할 수 있는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그 주인공인 보나베띠가 예상치 못한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보도자료에는 업체에 대한 홍보도 담겨있다. "보나베띠는 파스타뿐만 아니라 스테이크, 리조또, 피자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또 국내 레스토랑 중에서도 와인 종류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평가원의 해명대로 모임이 잦았다면 3년 동안 충분히 8억원을 소비할 수 있다"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단골고객 중 하나다. 고객의 80%가 직장인인 만큼 분위기 또한 비즈니스 미팅에 적합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고 레스토랑을 홍보했다.

이 같은 보나베띠의 홍보에 업계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법인카드 사용 실태에 대한 확인점검과 제도 개선 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이런 홍보에 나선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보나베띠는 지난 2005년 설립된 외식 전문업체인 꼬레뱅이 운영 중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사진=보나베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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