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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 급류에 휩쓸린지 17초만에 교각에 '쿵'

입력 : 2014-08-27 11:35:21 수정 : 2014-08-27 14: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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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범람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려 있다.
집중호우로 25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지산교 인근 하천변을 운행하던 시내버스가 범람한 하천 물에 휩쓸려 다리에 걸려 있다.출동한 119 구조대가 버스 안 수색을 위해 투입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덕곡천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에 시내버스가 휩쓸려가던 당시 모습이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경남경찰청이 사고 사흘째인 27일 언론에 공개한 이 영상은 38초 분량으로, 침수된 도로를 운행하던 버스가 급류에 휩쓸려 하천에 빠진 뒤 떠내려가다가 다리 교각에 부딪힌 순간까지의 상황을 담고 있다.

내부 출입문·승객석, 외부 전방·측면을 비추는 블랙박스 4대를 복원한 이 영상은 지난 25일 오후 2시 46분 51초부터 시작한다.

침수된 탓인지 복원이 덜 돼 흐린 영상은 2시 47분이 지나면서부터 서서히 화면을 드러냈다.

도로를 운행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흙탕물로 뒤덮인 곳을 차체 아래 부분이 잠긴 상태로 운행하던 버스는 47분 6∼7초에 한 차례 충격을 받은 듯 흔들린다.

영상에는 버스 천장 쪽에 달린 손잡이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잡혔다.

경찰은 정상 노선을 벗어나 하천변 농로를 운행하던 버스 뒷바퀴가 이때 급류로 한 차례 들린 것으로 추정했다.

물살을 가르며 운행하던 버스는 47분 12초부터는 하천으로 빠진 듯 동력을 잃고 급류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뒤이어 위험을 인지한 승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운전석 쪽으로 몰려나오자 운전기사 정모(52)씨는 24초에 앞 출입문을 개방했다.

그러나 당시는 이미 바깥에 물이 높이 차오르고 물살이 거센 상황이어서 승객들은 탈출하지 못했다.

한 번 열린 출입문은 바깥의 거센 물살 때문에 닫히지도, 활짝 열리지도 않은 채 힘없이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승객들이 탈출을 시도한 직후인 2시 47분 27초에는 앞서 10초께부터 버스 뒤쪽에서 서서히 들어차던 흙탕물이 갑자기 확 밀려들어오는 모습이 생생히 찍혔다.

영상은 2초 뒤인 29초에 교각에 부딪힌 듯 흔들리며 끊겼다.

급류에 휩쓸린지 17초 만에 교각에 충돌한 버스는 그 직후 옆으로 기울면서 불어난 하천에 그대로 잠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고로 탑승객 7명 가운데 6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실종자들은 교각 충돌 직전 열린 출입문을 통해 해상으로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오후 2시 47분 30초 이후 영상은 사고로 완전히 침수된 탓인지 아예 촬영되지 않았다"며 "그 이전 블랙박스 영상에 대해서는 복원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폭우 속에 운행을 강행한 버스 업체 측 책임은 없는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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