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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심정" 독배 든 박영선…당 재건 첩첩산중

입력 : 2014-08-04 19:10:28 수정 : 2014-08-05 01: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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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에 만장일치 추인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패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4일 박영선 대표권한대행 및 원내대표에게 당 재건의 임무를 맡겼다.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의 사퇴로 유일한 선출직인 데다 계파색이 강하지 않은 점이 만장일치로 추인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는 “서두르지 말자”고 박영선 비대위 체제에 제동을 걸었지만 소수 의견에 불과했다. 

◆박영선 비대위원장, 첫 일성 ‘무당무사’


박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겐 야권의 정치 지도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독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도 안다”면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엄중한 책임을 피하지 않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연설 도중에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저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기 때문에 의원 한분 한분이 다 도와주시면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일(비대위원장)을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우리 모두가 무당무사(無黨無私)의 정신으로 임해야 하지 않겠나”고 각오를 밝혔다.

◆비대위, 당면 과제는 당 재건

비대위는 7·30 재보선 참패에 따른 당 재건작업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다. 특히 2012년 총선과 대선부터 이번 재보선까지 3연속 패배의 원인을 진단하고 이에 따른 처방전도 내놓아야 한다.

상임고문단으로 시작된 선수별 ‘도시락 회동’에서 혁신 비대위 구성과 외부인사 참여에 이견이 없었던 만큼 비대위에는 당 안팎의 인사들이 골고루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구성이 완료되면 재보선 패배에 대한 진단과 당 혁신 과제 수립 논의가 봇물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에서는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무원칙한 공천, 선거전략 부재 등이 꼽히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야당이 선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신뢰인데, 공천 과정에서 스스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공천 실패와 전략부재를 비판했다.

동시에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내부 조직 재정비도 시급하다. 김·안 대표 체제에서 중앙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아 민주적 의사결정 통로가 막혀 있었다는 지적이 많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왼쪽)가 4일 의원총회에서 재보선 당선 이후 처음 참석한 권은희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에 추대됐다.
남제현 기자
◆박영선호 순항할까


박영선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지만 순항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고강도 당 재건작업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비대위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임시 지도체제일 뿐 당원들의 선택으로 구성된 지도부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당내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당내 질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질서를 깨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지도체제를 원하는 내부 구성원의 이해와 계파 간의 암묵적 합의에 따른 고육책에 가깝다는 얘기다.

반복되는 비대위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선에서 지고 난 다음에 반성했지만 실천을 하지 못해 다시 선거에서 지고 말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박 위원장이 과거 법사위원장 시절과 같은 선명성만 강조하는 리더십으로 비대위를 운영한다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았던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자신과 박 위원장과의 과거 경험을 언급한 뒤 “박 위원장과 같은 분이 비대위를 끌고 가면 (당은) 전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생각과 행동으로 비대위를 끌고 간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공포스럽다”고 혹평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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