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면적 적고 고비용… 효용 의문 한국수자원공사가 전국적인 녹조현상 확산을 막기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녹조 제거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어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구·경북관리처는 22일 올해 낙동강에서 처음 녹조가 발생한 대구 달성군 도동서원 인근에서 민간기업들의 공모 절차를 거쳐 사전평가에서 채택한 3개 녹조 제거 기술을 시연했다. 이날 선보인 기술은 태양광물순환 기술과 바람에너지를 이용한 녹조 제거 기술, 조류 제거제를 이용한 기술 등 3가지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태양광물순환 기술은 태양광 모듈이 부착된 펌프를 설치,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펌프를 이용해 저층수를 상층으로 끌어당겨 물을 순환시키는 방식이다. 1세트만으로 하루 약 7만2000㎥의 녹조를 제거할 수 있다.
바람에너지 녹조제거 기술은 표면에 바람을 일으켜 표층수를 저층으로 순환하게 하는 방식으로, 100세트로 하루 36만㎥의 녹조를 처리할 수 있다. 조류 제거제 기술은 식물·광물 원료로 제조한 조류 제거제를 직접 뿌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녹조류가 서로 응집되고 수면으로 떠오르며, 이를 걷어내는 방법으로 녹조를 제거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 밖에도 다음 주 중 마이크로버블과 초음파를 이용한 녹조 제거 기술과 전기분해로 녹조를 분리하는 기술 등 3가지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일고 있다. 녹조 발생 지역이 워낙 넓은 데다 한 곳에 장치를 고정하는 방식이어서 국지적인 범위에서만 녹조 처리가 가능하다. 기술을 실제로 현장에 적용하는 데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4대강 보의 수문을 열어 유속과 수온을 정상적인 범위로 유지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일인데, 또 혈세를 들여 녹조를 제거하겠다고 하니 정말 황당하다”면서 “눈앞에 보이는 녹조만 일단 없애자는 일종의 ‘쇼’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녹조를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기술이며, 실제 적용이 가능한지를 보는 것”이라며 “이번 시연을 거친 후 적용 여부 및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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