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충남 보령·천안과 강원 춘천, 경북 영천·경주 축산농가에서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양성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보령의 돼지농장은 대규모 축산단지가 있는 충남 홍성과 인접한 곳으로, 반경 3㎞ 내에 홍성 양돈·축산단지가 있어 방역 당국은 홍성과 서산 한우개량사업소, 충남 축산기술연구소(청양), 천안 축산연구원 등 충청 인근 지역의 축산단지를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천안에서는 이번까지 세번째 구제역이 발생했으며, 의심신고가 접수된 충북 괴산과 경기 양평은 음성으로 판명됐다.
지난해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경북과 경기, 인천, 강원, 충남, 충북 등 전국 6개 시·도 37개 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매몰대상 2652개 농장 66만8101마리의 93.7%인 62만6101마리가 살처분돼 파묻혔다.
중대본은 이같이 구제역 발생이 멈추지 않고 살처분 가축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구제역 미발생 지역에도 예방 백신을 접종해 구제역 확산 차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접종대상지역은 경기·인천 전지역과 강원 춘천·원주·강릉·홍천, 충남 보령·홍성·청양이며, 서울의 경우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광명과 인접한 구로와 우면산에 농장이 있는 서초지역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예방접종 대상 지역은 19개 시·군에서 49개 시·군으로 확대됐다. 그 중 23개 시·군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다.
그러나 이같이 정부가 뒤늦게 미발생지역에도 예방백신 접종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제역이 날씨가 추운 상태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는 특징을 지니고 있고, 구제역 발생 후 한달여가 지난 지금까지 살처분된 가축이 전체의 20%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큰 상황임을 감안할 때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방역대책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비발생 시·군에서 예방접종을 한 소는 쇠고기 이력추적 전산시스템에 등록(접종 후 2∼3일 소요)하게 한 이후 별도의 검사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유통·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구제역이 종식될 때까지 다른 시·도로 출하하거나 이동할 경우에는 지역축협의 관리 하에 출하 확인서를 발급받도록 했다. 한편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의 국내 가금류 농장에서 확인된 조류인플루엔자(AI)는 새해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지원선 선임기자·우상규 기자 president5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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