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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길이 막막하네요" 보령 구제역 축산농 한숨

입력 : 2011-01-03 10:46:27 수정 : 2011-01-03 10: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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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부터 소 1마리로 시작한 축산업인데..이런 일이 닥치니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하네요"

충남 보령시 천북면에서 구제역 양성판정으로 애지중지 기르던 돼지 2만3천여마리와 소 44마리를 살처분하게 된 정모씨는 3일 "경북에서 구제역이 발병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매일 축사 주변을 철저히 소독하는 등 관리를 한다고 했는데.."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 농장은 최근 인천의 한 도축장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가축 이동제한 조치를 받아왔던 곳이다.

이번 구제역이 발생한 천북면은 보령지역에서는 양돈집단시설지구로 지정될 정도로 상당수 주민이 대규모 축산업에 종사하는 곳이어서 그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인근지역에서 소 42마리를 기르는 주모씨는 "총각 때부터 평생 축산업만 해 왔는데, 갑자기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앞으로 몇 년간은 축산업을 하지 못하게 돼 살길이 막막하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시 양돈협회 박상모 회장도 "농가별 방제는 충분히 한다고 했는데, 구제역 발생으로 보령 축산농가의 기반이 무너지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00년 4월 한차례 구제역을 경험했던 보령시도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새해 들어 첫 일요일인 2일 구제역 의심증상을 신고받은 보령시는 부랴부랴 시청사 1층에 재난안전방역대책본부(10개반 44명)를 꾸린 가운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우선 이날 구제역 발생농가와 반경 500m 이내의 다섯 농가에서 기르는 소와 돼지 2만3천여마리에 대해 살처분에 들어갔다.

또 위험지역(500m~3㎞)과 경제지역(3~10㎞) 내에 있는 1만1천421마리의 소에 대해 예방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백태호 청정농업과장은 "경북 안동의 한 축산농가에 다녀왔던 수의사가 질병 컨설팅을 위해 돼지 사육농가와 접촉했던 사실이 드러나 예방차원에서 돼지 2만5천여마리를 살처분한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구제역 예방에 고군분투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보령지역에는 1천960농가에서 한우 2만1천900마리, 젖소 3천800마리, 돼지 24만1천여마리 등이 사육되고 있다.

또 이곳은 전국 시.군 가운데 가축 사육두수(4천119농가에 우제류 55만2천여마리)가 가장 많은 홍성군과 인접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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