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시와 경남도 등에 따르면 인천 강화군은 지난해 두 차례 구제역이 덮치면서 지역 외식·숙박업계가 연말연시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강화군에서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파는 식당 주인들은 구제역 파동으로 손님이 크게 준 데다 가축 살처분으로 고기 매입 단가까지 오르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화군 길상면에서 한우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구제역 파동으로 손님이 70% 정도 줄어들었다”며 “구제역이 터져도 하필 연말에 터져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기 매입 단가가 30% 정도 뛰면서 소 1마리 가격이 900만원까지 간다”며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판매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죽을 맛”이라고 전했다.
같은 지역 A곱창 식당에는 하루 평균 손님을 15팀 받았는데 구제역 파동 이후 겨우 한두 팀 받고 있다. 이 식당 주인은 “목함 지뢰에 연평도 포격, 구제역 등 강화는 지난해 폭탄을 맞은 거나 다름없다”며 “그저 새해는 좀 나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여파로 예약 손님이 확 줄어든 숙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화도면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강도원(73)씨는 “연말연시에는 해넘이와 해돋이 손님이 꽉 차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예약이 없고, 지난번에 비해 손님이 80%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제역 탓으로 경남지역에서 할 예정이던 동계 전지훈련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함양군에 따르면 3∼13일 전국의 고등부 6개 축구팀 392명과 13∼21일 전국 여자중등부 8개 축구팀 318명이 각각 함양을 찾아 전지훈련을 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했다.
함양군은 함양군체육회, 함양군축구협회 등과 함께 전국 축구팀을 상대로 스포츠마케팅을 벌여 이들 팀을 유치했는데 훈련이 취소돼 허탈한 표정이다.
진주시에도 매년 이맘때면 축구와 배구 등 30개 팀이 전지훈련을 했으나 올해는 19개 팀에 그쳤다.
남해군은 지난 연말 10개 팀이 남면스포츠파크 등지에서 전지훈련을 했지만, 지금은 1개 팀만 훈련하고 있다.
이들 시·군 관계자는 “매년 동계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 지역 숙박·음식업소 등 지역 경제에 보탬을 줬으나 올해는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구제역이 하루빨리 진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창원·인천=안원준·이돈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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