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판정'에 따라 자칫 발병 농가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부터 고병원성 판정을 통보받은 익산시 방역 관계자들은 "와서는 안될 게 기어코 오고야 말았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익산시 축산과의 한 직원은 "2006년과 2008년에도 갑자기 찾아온 AI 때문에 지역 축산농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라면서 "이번에는 피해갈 줄 알았는데 결국은 고병원성으로 나타나 앞이 캄캄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익산지역은 2006년 11월 AI의 확산으로 다음해인 2007년 3월까지 약 183개 농가에서 76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된 데 이어 2008년 4월에도 4만5천여 마리의 닭이 도살처분되는 등 2006년부터 해를 걸러 'AI공포'가 몰아 닥쳤다.
고병원성 판정 소식으로 불안감에 휩싸이기는 ㈜하림과 지역 양계농가도 마찬가지.
더욱이 이번에 고병원성 판정이 난 망성면 농가는 국내 최대규모의 닭고기 제조업체인 ㈜하림의 위탁 농장이어서 하림은 당혹감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AI 의심신고 농장이 우리 회사의 양계를 위탁받아 사육하는 곳이어서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어찌됐던 현재로선 AI발병 지역에서 더는 확대되지 않도록 차단방역에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말했다.
망성면의 개인 양계업자인 한모씨는 "자식처럼 키워온 닭 5만 마리를 산 채로 땅속에 묻는다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2년마다 찾아오는 AI 때문에 이 지역 축산농가가 모두 거리에 나앉게 됐다"며 깊은 한숨을 터뜨렸다.
또 하림의 위탁 양계장인 망성면의 300농장 관계자는 "설마설마 했는데... 고병원성 판정이 났다는 소식에 울화가 치밀었다"면서 "사육 중인 15만 마리의 육계를 매몰처분하면 그동안의 인건비와 사료비 등은 어디에서 보상받을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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