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새청사 '호화판 집들이' 눈살

개청식에 연예인 초청 등 2억7000만원 소요
시민단체 “호화청사 반성없이 또 혈세 펑펑”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여수동에서 호화 신청사로 논란을 빚은 성남시청 신청사 개청식이 열린 가운데 한 성남시 의원이 호화 청사를 비난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호화 신청사로 논란을 빚은 경기도 성남시가 18일 개청식을 하면서 연예인을 초청하는 등 개청식 비용에만 2억7000여만원을 사용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성남시는 이날 오후 3시30분 신청사 중앙현관 앞 광장에서 개청식을 열고 성남의 역사 36년 동영상 상영, 경과보고, 모범시민상·청사건립유공자 시상, 현판제막식 등 개청 의식을 진행했다.

영상 3.3도 기온에 초속 2.3㎞의 바람이 불어 쌀쌀한 날씨였지만 행사장에는 8000여명의 시민이 찾았다. 1시간 30분간 준공 및 개청행사가 진행된 뒤 주현미와 인순이, 하춘화 등 연예인과 남한산성 뮤지컬팀이 출연하는 ‘e-푸른콘서트’가 오후 6시30분까지 계속됐다.

이어 신청사 옆 여수택지개발지구 내에서 10여분간 화려한 불꽃놀이 행사도 열렸다. 행사장 주변에서는 신종플루 감염 방지를 위해 발열감지 카메라와 체온계, 손 소독제 등 예방장비가 설치됐다.

이날 개청식에는 연예인 초청비와 불꽃놀이 비용, 신종플루 예방장비 설치비, 행사진행비 등 모두 2억7000만원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새로 지은 청사는 성남의 새로운 역사를 상징함은 물론 스텔스 전투기 모양의 독창적인 설계와 첨단 건축자재가 예술적 가치를 승화시킨 건축물로서 백년대계를 내다본 청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남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이날 개청식은 시민단체와 시 의회 민주당 의원 등에게서 ‘호화청사의 호화개청식’이라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성남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성남평화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여수동 신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청사 건립비 3222억원은 600만명의 학생 1년치 급식비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라면서 “시민 혈세로 호화청사를 지어놓고 반성이나 부끄럼 없이 오히려 2억7000만원을 들여 호화 개청식을 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성남시의회 민주당의원협의회도 오후 1시쯤 개청식 행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은 성남시가 본인들의 ‘아방궁’을 성대하게 개청하는 날”이라면서 “호화청사라는 시민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성대한 개청식을 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성남시의회 김시중(국민참여당) 의원도 성명을 내고 “이(대엽) 시장은 호화 청사 건립에 대해 시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2500여 공직자와 함께 최대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겸손한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성남시가 총 사업비 3222억원을 투입해 여수동 7만4452㎡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은 신청사는 공사비가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고 호화롭게 지어졌다는 비난을 받았다.

수원=김영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