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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실대응에 먹을거리 불신 심화 "믿고 먹을게 없다"

입력 : 2008-09-26 11:20:01 수정 : 2008-09-26 1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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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유통된 과자 100여t 이미 상당량 소비
당국, 멜라민 분유 사용 제품조차 파악못해
◇식품의약품안전청 최성락 식품안전국장이 25일 124개 중국산 식품 160건에 대해 수거검사를 한 결과 2건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중국에서 제조된 식품의 유해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민 사이에서 먹을거리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납 조기와 식용유를 섞은 가짜 참기름, ‘생쥐머리 새우깡’에 이어 ‘멜라민 과자’ 등 대형 식품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된 ‘멜라민 과자’ 100여t의 상당량이 이미 소비된 데다 아직 검사가 완료되지 않은 제품도 300여개에 달해 소비자 불신이 가중되고 있다.

비상이 걸린 식품제조업체들은 파문 확산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불안해서 못살겠다”=식약청은 뒤늦게 문제가 된 제품을 추적 회수하고 있지만, 이미 시중에 상당량이 팔려나간 상태여서 먹을거리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밀크러스크는 올해 1월부터 9월20일까지 5만6675㎏ 수입됐으며, 이 중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의 제조일(2008년 8월13일) 수입량 약 1만8000㎏ 가운데 17㎏만 압류됐다.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의 경우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의 제조일(2008년 7월22일) 수입량은 약 2만4000㎏이며, 이 가운데 2만3000㎏이 압류됐다.

중국산 먹을거리 공포가 더욱 커지는 것은 식약청이 수거해 검사 중인 유가공 수입제품 428개 중 304개 제품의 검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멜라민 검출 제품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약청이 뒤늦게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분유 등이 함유된 중국산 식품 수입 금지에 나섰지만, 멜라민이 검출된 2건과 동일한 분유를 사용해 만든 제품의 생산·유통 현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당분간 먹을거리 불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섯 살짜리 딸을 둔 주부 김모(30)씨는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소풍 간다고 해서 과자를 잔뜩 사뒀는데 도무지 불안해서 먹일 수가 없어 갖다 버렸다”며 “분유도 그렇고 과자도 그렇고 아이에게 믿고 먹일 만한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상 걸린 식품업계=해태제과는 25일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에 대해 “시중에 유통된 787상자(1상자 8팩입) 전량을 회수하고 있으며 리콜한 물량은 전량 폐기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태제과는 이번 식약청 조사 결과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중국 제품에 사용되는 분유는 캐나다산을 쓰기 때문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를 상대로 내부적으로 조사했을 당시에는 분유 파동을 일으킨 22개 유제품 제조업체로부터 원료를 공급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는데,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현재 해당 업체를 상대로 진상을 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중국에서 ‘애플쨈’을 들여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캐나다산 분유를 쓰는 직영 공장 칭다오(靑島)공장에서 생산돼 멜라민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도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산 분유를 쓰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초콜릿은 캐나다·뉴질랜드·프랑스산을, 아이스크림은 캐나다·벨기에·프랑스산 분유를 사용한다면서 사태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리온제과도 식약청에서 수거해 간 자사의 ‘카스타드’와 ‘미카카오케익’에 대한 자체 검사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제품은 오리온제과 중국법인이 직영하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김기환·김보은·이진경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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