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서울시 은평구 탑골지구 생태연못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밤마다 개구리 울음 소리를 들으며 생활한다. 마치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울어대는 개구리와 두꺼비 등의 울음소리에 정겨움을 느낀다.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개구리와 두꺼비 등을 보고 밤마다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은 시가 보호종으로 지정한 이들 양서류를 방사한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05년부터 자연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양서류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연못에 증식한 개구리와 도롱뇽, 두꺼비를 방사하고 있다.
서울시내 주거지역 등에는 모두 386개의 생태연못이 조성돼 있으며, 해마다 20∼30곳씩 새로운 연못이 들어서고 있다. 시는 이 가운데 매년 10곳에 개구리와 도롱뇽 등을 놓아주고 있다. 이들 연못은 대부분 70∼500㎡의 소규모이다.
시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방사한 산개구리와 두꺼비, 도롱뇽은 모두 7만5000여마리에 달한다. 산개구리가 5만6250마리로 가장 많고, 두꺼비 1만5660마리, 도롱뇽 600마리, 청개구리 2200마리, 참개구리 340마리 등이다.
시는 이달 중 지난해 방사한 2만8000마리보다 많은 산개구리와 두꺼비 등을 풀어줄 계획을 세워놓고 적정한 생태연못을 찾고 있다. 방사되는 산개구리 등은 서울대공원사업소 동물연구실에서 자체 증식한 것이다.
하지만 개구리 등이 주민들의 정서안정과 생태계 회복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만은 아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끄럽다”며 개구리 등을 제거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용산구 한강로에 조성된 기와터 근린공원의 생태연못에는 자연적으로 생겨난 개구리들이 밤마다 울어대 인근 주민들이 숙면을 취할 수 없다며 아파트관리사무소를 통해 용산구에 해결방안을 찾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춘희 서울시 자연생태과장은 “개구리 등의 울음소리로 일부 민원이 제기되지만 주민들을 설득해 빌딩숲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가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 강서습지생태공원에 집단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최근 강서습지생태공원 내 웅덩이와 습지 등에서 맹꽁이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맹꽁이들은 알, 올챙이, 성체 등의 형태로 무리지어 사는 것으로 관찰됐다.
박연직 기자 repo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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