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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의 대선리포트] 보수 골육상잔 선포한 '참 못된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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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12 21:25:06 수정 : 2016-12-12 21:4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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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재기를 노리며 와신상담하던 친노계. ‘혁신과 통합(혁통)’을 만들어 세를 건사했다. ‘야권 대통합’ 욕심에 잔뜩 바람든 손학규 민주당 대표. 그가 ‘콜’하는 순간 친노는 기회를 잡았다. 그해 12월 혁통이 창당한 시민통합당과 민주당이 합쳐 민주통합당이 출범했다. 친노 세력은 물밀듯 들어와 제1야당을 점령했다. 당권을 잡고 이듬해 총선과 대선을 말아먹었다. 바보 손학규는 또 희생양이 됐다. 대통합은 ‘악의 한수’였다.

새누리당 비박계를 대거 쫓아낸 4·13 총선 공천. 친박계는 다수파가 됐다. 공천 막장극은 몰매를 맞았으나 박근혜 대통령에겐 ‘신의 한수’였다. 탄핵당한 자신이나 친박이 버틸 수 있는 건 ‘쪽수’의 힘 덕분이다. 비박계의 ‘골박(골수 친박) 청산’은 힘에 부친다. 수구보수와 개혁보수의 사활을 건 전면전. 여당과 보수의 운명이 풍전등화다.

◆안면몰수 친박, 친노 따라하기

친박 의원 50명 안팎이 세를 규합해 만든 ‘혁신과 통합연합’. 13일 정식 발족때는 더 늘 것이라고 한다. 친박 하는 짓은 친노 패권주의를 빼다 박았다. 당보다 계파가 우선이라는 인식. ‘우리끼리’의 배타주의와 이분법적 사고. 기득권을 움켜지고 쇄신을 거부하는 습성. 구태와 분열의 아이콘인 이런 무리들이 혁신과 통합을 외치다니. 지나가는 개도 웃을 코미디다. 이름 베끼기가 걸렸던지, ‘연합’을 보탠 게 더 가관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12일 “인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염치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만찬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함량 미달의 친박계 의원들. 막가파식 저질 발언은 셀 수 없이 많다. “전쟁하자”(서청원), “죽여버려”(윤상현), “내 손에 장”(이정현), “약 오르지”(홍문종), “촛불 꺼져”(김진태), “선물보따리”(조원진) 등등. 이장우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게 “인간 이하의 처신”, “후안무치”라며 탈당하라고 했다. 최경환 의원은 “비박계의 패륜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남 얘기 하고 있다. 이런 막말은 골박인 자신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박근혜의 ‘피눈물’은 보수에겐 독약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억울한 심경과 탄핵심판 대처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은 당 윤리위에 자신의 징계결정 연기도 요청했다. “사익을 안 취해 떳떳하다”는 대통령. 탄핵은 무효라며 비박계를 ‘반란군’으로 욕하는 친박. 초록은 동색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10.9%.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다. 지난 9일 갤럽조사는 5%. 5∼10%가 절대 지지층인 셈이다. ‘피눈물’은 동정심을 불러 지지자를 자극할 수 있다. 남은 자를 결집하고 떠난 자를 회유하는 ‘감성팔이’ 효과가 점쳐진다. 이는 곧 친박 버티기의 힘이 될 수 있다. “폐족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탄핵이 기각될 수 있다”는 기대감. “후일을 도모하자”는 계파 이기주의. 적반하장의 배경이다. 친박은 대선을 접더라도 ‘TK(대구·경북) 자민련’으로 남아 생존한다는 판단이다. 반성·책임·희생은 안중에 없다. 박 대통령과 친박이 저항하면 보수 분열은 불가피하다. 새누리당 재건은 희망 없다.

◆보수 내전 개시, 새가슴 비박계 탈당할까

비박계는 ‘최순실의 남자들’이라며 ‘친박 8적’을 지목해 탈당을 요구했다. 이정현·조원진·이장우·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으로 골박이다.

수구보수와 개혁보수는 한나라당 시절부터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각각 영남권과 수도권이 중심이다. 1997년, 2002년 이회창 후보의 대선 연패는 수구보수 노선 탓이 크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개혁보수 노선으로 중도표를 흡수해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수구보수 쪽에 가까웠으나 대선 때 경제민주화 이슈 선점 등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집권 후 본색을 드러냈다. 양쪽이 이번에 다시 맞붙었다. 이전과 다른 건 TK 유승민 의원이 비박의 구심점이 된 것.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미지수다.

인적 청산이 불가능하다면 비박계의 선택은 외길이다. 집단 탈당과 분당이다. 가능할까. 당 재산은 565억원, 당원 수는 302만명. 이를 놔두고 짐싸기는 쉽지 않다. 웰빙정당에 젖은 야성 부재는 최대 걸림돌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비박계들이 다 새가슴들이라서 풍찬노숙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꼬집었다. 결국 싸움질만 하다 눌러앉는 불편한 동거. 양쪽 다 망하는 시나리오다. 비박은 용기를 내야한다. 유 의원 결단이 관건이다. 

허범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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