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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모 지음/이야기나무/1만5000원 |
25년 광고회사 경력보다 ‘딸바보’ 경력이 더 길다는 저자가 ‘광고주보다 까다롭다’는 두 딸에게 주는 고백의 글들이 담겼다.
평범한 얘기 같지만, 피부에 와닿는 우리네 속살을 있는 그대로 적어낸 책이다. 오로지 딸바라기로 지내왔다는 저자는 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빠는 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꾸준히 노트에 기록해왔단다. 저자는 “이 노트는 성장일기가 되었고, 어느새 직장인이 되어 곧 집을 떠날 딸들에게 정을 끊고 아빠의 지혜가 담긴 노트를 건넬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고교생 딸이 가출을 했을 때, 문자로 죽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 남자친구를 데려왔을 때, 피어싱을 하고 나타났을 때,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딸바보 아빠의 가슴은 무너졌고, 그 아픔은 딸에게 물려주는 50가지 아이디어로 자랐습니다.”
이 책 제목을 미뤄보면 딸에게만은 가장 멋있게 보이려는 아빠의 분투기가 들어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오히려 딸들을 짝사랑한 아빠의 지고지순한 순정이 담겨 있다. 두 딸이 성장하는 동안 무뚝뚝한 아빠였던 저자는 직접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일기로 남겨 책으로 엮어냈다.
처음 딸이 남자친구를 데려오는 바람에 질투심에 불탔던 아빠, 똑같은 스펙보다 하고 싶은 걸 찾아가라는 선배 같은 아빠, 딸이 회사를 관둔다고 했을 때 직장 선배처럼 타이르는 아빠의 얘기가 솔직 담백하게 들어 있다.
저자는 “인생의 선배로서, 맘 좋은 아저씨로서의 조언이 담긴 이 책은 이 땅의 딸들에게 내공과 인내심을 키워줄 것”이라면서 “말로 할 땐 잔소리이지만 글로 써 놓은 땐 훌륭한 인생의 지침서가 된다”고 했다. 저자는 할 말이 있을 땐 말로 하기보단 글로 써놓으라고 권한다. 그러면 아빠를 무시하던 딸들도 감동할 것이란다.
김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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