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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家 사람들] 소통과 공감 연극, 당신을 위로하다

입력 : 2012-08-08 09:23:31 수정 : 2012-08-08 09: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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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힐링서적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힘들고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는 연극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로’와 ‘치유’및 '소통'과 '공감'을 원하는 동시대 관객들에게 희소식이 될만한 연극들을 소개한다.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자유참가작, 연극 '이웃집 발명가' 배우 홍준선, 이항나, 이도엽

■ 연극 ‘이웃집 발명가’, 행복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우화 같은 풍자 코미디 한편이 찾아온다. 제2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 자유 참가작, 연극 ‘이웃집 발명가’는 천재 발명가와 새로 이사 온 이웃집 여자 로즈밀러, 그리고 말을 할 뿐 아니라 공동식의 발명품을 유일하게 인정하고 이해해주는 애완견 ‘블랙’을 통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2008년 초연된 연극 ‘이웃집 발명가’는 2012년 버젼에서는 핵심 포인트를 달리한다. 가장 큰 특징은 웃음 포인트의 변화다. 이번 작품의 홍보를 받은 씨엘커뮤니케이션즈 최홍석 팀장은 “슬랩스틱 코미디 보다는 고급스런 블랙코미디를 지향한다”며 “차분하면서도 톡톡 튀는 웃음 코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 작품이다. 공동식과 로즈밀러 그리고 블랙 중 누가 옳았으며, 그들 중 누구의 어떤 삶을 따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김제훈 연출은 “어릴 적 보았던 우화처럼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 속에 풍자와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관객 각자 개인의 행복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연극 '이웃집 발명가' 배우 이도엽

발명가 공동식 역의 이도엽 배우는 “공동식은 우리가 흔히 ‘아저씨’ 혹은 ‘아줌마’라고 부르는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다.” 며 “인정받지 못하더라고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에 만족하며 이름 석 자가 불려지길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바친다”고 말했다. 추가적으로 “초반엔 10초에 한번 씩 웃겨야 하는건가? 라는 고민도 잠시 했지만 보다 고급스런 상황 코미디로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로즈밀러는 발명가의 이웃으로서 이웃을 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명목으로 세상의 편견을 들이미는 인물. 이항나 배우는 “세상의 편견과 일반적인 잣대를 찬양하는 인물이다. 과연 이 여자의 정상적인 삶이 행복한가를 관객에게 묻고 싶다.” 고 캐릭터에 대한 말을 이어갔다.

보통의 존재보다 우월하지만 ‘소수자’로 존재하는 ‘블랙’이란 인물도 흥미롭다. “상대방이 얘기할 땐 들을 줄도 알아야죠. 자기 주장만 내세우면 되겠어요”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던지기도 한다.

블랙 역 배우 홍준선은 “개 분장을 하지 않고 ‘블랙’을 표현 할 것이다. 왕자병이 조금 있는 캐릭터지만, 잘난 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준선은 뮤지컬 ‘롤리폴리’ ‘진짜 진짜 좋아해’ ‘우당탕탕 아이쿠’ 등의 안무가로도 유명하다. 이번엔 안무가에서 배우로 변신한다. 더블 캐스팅된 김기훈 배우는 "귀여운 느낌을 살려 미워보이지 않는 캐릭터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MBC 다큐멘터리 ‘경찰청 사람들’, ‘성공시대’ 등의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최우근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연극 ‘이웃집 발명가’는 오는 8월 17일부터 9월 2일까지 한양레퍼토리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노무현 3story’중 '이름없는 여자'

■ 연극 ‘노무현 3story’, 희망을 이야기하다

대학로에 활동하는 연극인들 100여명이 만든 ‘고인돌 연극농장’이  ‘연극, 노무현 3story’를 선보인다. 연극인들이 ‘故 노무현 대통령을 연극의 소재로 삼아 한국 사회에서 지켜야할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세 가지의 색깔을 가진 세 개의 이야기, “연극으로 노무현을 바라본 ‘이름 없는 여자’(오태영 작/김태수 연출), 연극으로 한국 사회의 풍경을 그린 ‘육시랄’(양수근 작/송형종 연출), 연극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산책 나갈게요’(최원종 작/차근호 연출)”가 한 무대에서 연달아 공연된다. ‘희생-분노-부활’이라는 다양한 시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지만 하나의 큰 이야기로 귀결되는 셈이다.

‘이름 없는 여자’를 집필한 오태영 작가는 “'연극, 노무현 3story'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할 ‘노무현의 정신’과 ‘사람 사는 세상’에서 필요한 희망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김태수 연출은 “기득권 세력이 바른 말을 하는 사람들을 억압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연극 ‘노무현 3story’중 '산책 나갈게요'

지난 7일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인돌 연극농장 창립준비위원장인 박장렬 연출은 “이름 석자를 내놓고 이 자리에 모인거다,”고 연극인의 의지를 피력했다.

“대학로 연극인 100여 명이 하나의 작품을 위해 자발적으로 뜻과 재능을 함께 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며 “연극이 좋다 나쁘다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연극인들이 모여 생각하게 만들자는 의도가 더 크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세상에 대한 비판 없이 어떻게 연극이 만들어질 수 있는가?”라는 의미 심장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공연 후에는 관객과 배우가 작품에 대해 소통하는 ‘씨앗뿌리기 토론회’가 진행된다. 사회는 맹봉학 배우가 맡을 예정이다. 오는 8월 15일부터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한편, 고인돌 연극농장은 오는 8월 11일엔 옐로우 서퍼스 퍼포먼스를 연다. 이어 ‘1:99의 사회’, ‘교육’, ‘환경 문제’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연극으로 올릴 계획이다.

명품극단 연극 '옹점이'

■ 연극 옹점이, 지친 당신을 보듬어주다

충청도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부엌데기 ‘옹점이’의 삶을 다룬 연극 ‘옹점이’가 화제다. 소설가 이문구의 대표작 ‘관촌수필-3편 행운유수’를 재창작한 공연이다. 원작은 1950년~7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전쟁과 근대화의 물결에 휩쓸려 해체되어가는 농촌사회의 세태를 사실적으로 그려냄으로써, 고향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고향의 의미와 따뜻한 인간애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연극은 소설 3편에 나온 ‘행운유수’를 연극무대로 옮겨왔다. ‘옹점이’라는 주인공의 인생역정을 통해 우리가 본능적으로 그리워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표현해 내고자 했다.

추억이 넘실대는 따뜻하고 흥겨운 무대를 지향한다. ‘나그네 설움’, ‘오빠는 풍각쟁이’, ‘황하 다방’ 등 옛 가수들의 흘러간 노래들과, 엿장수의 엿가위 치는 소리, 장터 약장수의 접시 돌리는 모습, 구성진 다듬이 소리, 그리고 추억 속의 놀이 등 고향의 풍경과 정서를 만날 수 있다.

깨알같은 재미가 있는 연극이다. 모든 일이 “정력 때문에”일어났다는 배우 김범진의 웃음 보따리에 객석은 긴장을 푼다. 꽃가마로 무덤등으로 변신하며 무대 위를 누비는 리어카의 활용도 눈에 띈다. 조재현 경기도 문화의 전당 이사장이 객석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학로 대표 레퍼토리 극단인 명품극단의 한국문학3부작 중 하나로, 2010 창원국제공연예술제 연출상, 2010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앙상블 연기상을 수상. 평단의 인정을 받았다. 9월2일까지 아트센터K 세모극장에서 공연.

공연칼럼니스트 정다훈(ekgns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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