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하위 20%, 대출액의 45%
부유할수록 사업 자금 비중 커
“금리 상승기 취약층 이자 부담
정부 차원 보증장치 강화 필요”
소득·자산 하위 20%인 1분위가 지난해 받은 신용대출에서 ‘생활비’ 같은 생계형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큰 신용대출을 생활비 마련에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 하위 20%인 1분위의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45.3%로 전년(44.3%)보다 1%포인트(p) 올라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가장 컸다. 이 비중은 2021년 41.9%에서 2022년 39.5%로 낮아졌으나, 2023년(42.6%)부터 올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확대됐다.
자산 1분위가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도 지난해 16.2%로 2021년(17.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지난해 자산 1분위의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과 부채 상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총 61.5%로,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자산 2분위(32.5%)와 자산 3분위(27.3%)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이 각각 2020년(32.5%), 2019년(28.8%) 이후 가장 컸다. 1~3분위의 신용대출 용도 1위는 모두 생활비 마련이었다.
반면, 자산 상위에 해당하는 4분위와 5분위는 모두 ‘사업자금 마련’이 각각 29.7%, 34.0%를 차지해 신용대출 용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4분위와 5분위가 생활비 명목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은 각각 23.1%, 15.1%였다.
자산 상위 20%인 5분위는 생활비 마련 비중이 사업자금 마련(34.0%), ‘거주 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16.8%), ‘기타 용도 등’(16.8%)보다도 작았다. 신용대출 용도에서 생활비 마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1분위가 5분위의 3배에 달한 셈이다.
소득 1분위 역시 생활비 마련이 38.2%로 2024년(34.5%)과 비교해 3.7%포인트 오르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전체 용도에서 비중이 가장 컸다. 소득 2분위도 생활비 마련(32.2%)이 역대 가장 높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소득 3~5분위는 생활비 마련보다 사업자금 마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신용대출은 담보 없이 돈을 빌릴 수 있는 특성상 금리가 높게 형성되는데, 자산과 소득이 적은 계층의 경우 통상 금리가 더 높은 편이다. 여기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에 의존하던 취약계층이 또 다른 빚의 늪에 빠질 수 있는 셈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방향이 맞지만, 재정이 너무 많이 든다면 최소한 서민 대출의 보증장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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