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와 SW 통합… AI·VR 활용
여러명 맡던 기능 한곳서 수행
美·이탈리아만 가진 첨단 기술
‘함정 두뇌’ 이어 통합체계 개발
해군 부족 타개… 무인 함정 선도
한화시스템이 전투함의 항해와 전투, 기관 제어 업무를 2명이 한곳에서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함교체계 개발에 나선다. 여러 승조원이 나눠 맡던 업무를 하나의 조종석에 통합해 운용 인력을 기존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인다는 구상이다. 해군의 승조원 부족 문제에 대응하고 미래 무인함정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시스템은 2일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주관하는 ‘콕핏 시스템을 적용한 스마트 브릿지 운용 기술’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항공기 조종석과 비슷한 형태의 통합 조종장치와 함정 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전투함에서는 항해와 전투, 기관 제어 업무를 함교와 전투정보실, 기관조종실에서 각각 수행한다. 새로 개발하는 콕핏형 통합함교체계(IBS)는 이들 기능을 하나의 조종석에 모아 2명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기존에는 여러 장비를 연결해 사용했다면, 새 체계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일부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항해와 전투, 기관 제어, 무인 운항을 담당하는 4개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다. 항해를 담당하는 IBS와 전투체계(CMS), 통합기관제어체계(ECS), 무인체계(UMS)다. CMS는 레이더 등으로 탐지한 위협을 분석하고 무기체계를 통제한다. ECS는 함정의 추진기관과 전력 설비를 관리하며, UMS는 자율운항과 자동 충돌회피를 지원한다.
AI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도 적용한다. 주변 선박과 장애물의 위치를 화면에 보여주고, 충돌 위험을 분석해 안전한 항로를 찾도록 돕는다. 조종수와 부조종수는 전면에 설치된 3개 화면으로 주요 장비를 조작하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콕핏형 IBS는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가 보유한 기술이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국산화한 CMS와 ECS를 기반으로 함정의 주요 운용 기능을 통합하는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함정의 두뇌에 해당하는 CMS와 추진·전력 설비를 제어하는 ECS에 이어 추진체계 상태기반진단체계(CBMS)도 자체 개발했다. CBMS는 엔진과 감속기어, 해수펌프 등 50여개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고장 가능성과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시스템이다. 이처럼 함정의 전투와 기관 제어, 장비 진단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한 경험을 바탕으로 통합함교체계 개발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지난 8월 해군 차세대 호위함인 울산급 배치-IV의 IBS 사업도 수주했다. 당시 IBS가 기존 장비들을 서로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이번에 개발하는 콕핏형 IBS는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일부 기능을 자동으로 수행하도록 한다.
국산 함정 전투체계의 해외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7년 필리핀 호위함 전투체계 사업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5차례에 걸쳐 필리핀 해군 함정 총 15척에 CMS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병력자원 감소와 승조원 부족이라는 해군의 당면 과제를 현장에서 직접 지원할 수 있게 됐다”며 “함정의 두뇌와 심장에 이어 이를 아우르는 첨단 조종석까지 국산화함으로써 미래 무인함정 시대를 선도할 핵심 기술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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