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창성(31)이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정씨 측은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죄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형을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채희인) 심리로 2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 및 시체손괴∙유기∙은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 우발적인 살인이었으며, 범행 도구 역시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 결과를 인용하며 “정씨는 기준점인 25점에 한참 못 미치는 9점을 받아 재범 위험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씨가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체포 직후 범행을 자백하고 시신 수습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꼽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씨 측의 피해 회복 노력이 부족함을 질타했다. 채 부장판사는 변론요지서에 가장 중요한 피해자 관련 내용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며 합의나 보상 여부를 물었다. 변호인은 “유족들이 중국에 체류 중이라 연락이 어렵고, 정신적 충격이 워낙 커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채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스스로 반성하고 자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 회복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유족에 대한 피해 회복 노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정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다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해당 사건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능하면 병합 기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판부는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고려해 향후 증거조사와 판결 전 양형 조사를 상세히 진행한 뒤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앞서 정창성은 지난 8월 20일 오전 6시쯤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원룸에서 중국인 여성 유학생 A(25)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여러 지역에 나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피해자가 집을 나간 것처럼 꾸미기 위해 피해자 옷을 입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뒤 경찰에 허위 실종 신고를 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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