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첨단 패키지 랩 찾아
개소 두 달 만에 첫 현장 점검
기술 경쟁력 확보 의지 보여줘
그룹 사장단 AI역량 강화 나서
오픈AI 샘 올트먼 초청 간담회
‘코덱스 마이크로’ 키보드 화제
인공지능(AI) 메모리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삼성전자 경영진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일본 요코하마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을 찾아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삼성전자 사장단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미래 AI 전략을 논의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요코하마 ‘어드밴스트 패키지 랩(APL)’을 전격 방문했다. 요코하마 APL은 지난 9월8일 공식 개소한 삼성전자의 일본 내 패키징 연구거점이다. APL은 첨단 패키지에 필요한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개발·검증하는 데 주력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일본의 우수한 소재·부품·장비 기술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개소 후 약 두 달 만에 방문한 이 회장은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당부했다.
패키징은 웨이퍼에 전자 회로를 새겨 만들어진 반도체 칩을 하나로 포장하는 공정이다. 제조가 이미 끝난 칩의 포장을 맡아 후공정이라 불리기도 한다. 과거에는 웨이퍼에 세밀하게 회로를 새겨 넣는 전공정의 중요도가 컸기 때문에, 패키징은 핵심 공정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반 메모리 칩보다 월등한 성능을 요구하는 AI 반도체 시대가 도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칩을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반도체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패키징의 중요도가 전공정 못지않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그런 만큼 APL의 역할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APL의 연구 범위를 웨이퍼 본딩, 유리기판 등 차세대 공정·소재로 넓히고,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양산을 위한 ‘패키징 뉴 아키텍처’ 개발까지 맡기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 반도체연구소 산하 패키지 연구조직과는 분야를 나눠 맡고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현지 연구 인력도 꾸준히 늘려 요코하마를 패키징 요소기술의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부터 5년간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해 일본 내 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양한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는 기술이 AI 반도체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황이다”며 “이번 방문은 패키징 공정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를 확고히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삼성그룹 사장단도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 추진을 위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사장단은 전날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초청해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사장단은 올트먼 CEO와 함께 AI 기술의 발전 방향과 활용 가능성, 새롭게 형성될 시장과 사업 기회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기업용 챗GPT인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을 실질적인 업무 변화와 경쟁력 강화로 연결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간담회 전에는 사장단이 직접 생성형 AI를 체험하는 실습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6월 첫 사장단 AI 집중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약 4개월 만에 열린 추가 교육이다. 사장단은 흩어진 경영 자료를 AI로 정리해 자신만의 ‘지식저장소’를 구축하고, 이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방법 등을 익혔다.
간담회에서 올트먼 CEO가 삼성 사장단에 선물한 오픈AI의 첫 전자제품 ‘코덱스 마이크로’ 키보드도 화제가 됐다. 13개 키와 다이얼, 조이스틱만으로 코딩 에이전트에 명령을 내리는 소형 기기다. 올트먼 CEO는 “말로 지시하는 시대에는 키보드 전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추후 AI 기술의 발전과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AI 중심의 경영 체계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과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 운영 전반에 AI를 접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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