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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거품 붕괴 과정… 내년까지 부진할 것” [투자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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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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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고수 ‘한국 닥터 둠’ 김영익 교수

“코스피 저점 4500~5000 가능성
당분간 투자 비중 과감히 줄여야”
“코스피는 아직 저점이 아닙니다. 지금은 돈을 지켜야 할 때입니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가 지난 10월 22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가 지난 10월 22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국내 증시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내일희망경제연구소장)는 지난달 2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국내 증시 흐름을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 붕괴하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2001년 9·11테러 전후 주가폭락과 반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굵직굵직한 사태를 예측해 ‘한국의 닥터 둠’이란 별명을 얻은 거시경제·증시 전문가다.

 

그는 증시 부진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가 예상한 코스피 저점은 4500∼5000으로, 지난달 30일 종가(5730.74)와도 격차가 크다. 지난 7월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찍고 꺾인 가운데 수출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 증시 역시 곧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김 교수는 증시 침체기엔 과감히 주식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경기선행지수가 좋아지고 증시가 다시 살아나려면 지난 7월 이후 20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지금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고, 주식 투자는 최소한으로 줄이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최근 증시 흐름을 어떻게 진단하나.

 

“거품이 붕괴하는 과정이다. 거품은 명목 국내총생산(GDP), 통화량, 일평균 수출액에 비해 코스피가 얼마나 올랐는지로 평가한다. 가장 중요한 게 일평균 수출액이다. 코스피와의 상관계수(함께 움직이는 정도)가 0.9로, 모든 경제변수 중 가장 높다. 지난 5월엔 일평균 수출액에 비해 코스피가 70%나 과대평가됐다. 그때가 역사상 주식시장의 가장 큰 거품이었다. 10월에는 일평균 수출금액이 둔화하고 있고, 반도체 수출금액마저 9월보다 줄고 있다.”

 

-AI 산업도 버블이 꺼지는 흐름인가.

 

“제가 지난 4월에 AI 거품의 위험을 경고하는 책 ‘AI 버블이 만드는 부채의 종말’을 다급하게 냈다. 주식시장에 경고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고 있다. 기술은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돈이 주식시장에 과도하게 들어와 거품이 발생하면 붕괴하는 것이다. 매번 ‘이번에는 다르다’고 하지만, 틀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AI가 주도산업인 건 맞지 않나.

 

“AI는 인류의 생활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나 투자는 이런 흐름과 항상 같이 가진 않는다. 장기 추세 속에 진통의 시기가 있어야 한다.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진 않겠지만 문제는 경쟁이 늘어나고, 가격이 떨어지면서 기업들의 마진이 줄어든다는 거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증권가는 반도체 호황과 코스피 상승을 전망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통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주가가 오르면 뒤따라 목표주가를 올리고, 떨어지면 낮추는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이다. 제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시절 분석해 보니 평균적으로 2개월 정도 후행하더라. 올해도 6월까진 주가가 오르니 따라 올렸고, 이제는 계속 낮추고 있다.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국내 반도체주와 코스피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있다고도 한다.

 

“주가는 지금의 이익이 아니라 미래를 반영하는 거다. 시장은 앞으로 6개월∼1년 후를 본다. 지금 삼성전자 등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급락한다는 건 1년 후엔 실적이 꺾일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의 12개월 후 이익을 과연 맞출 수 있겠나. 주가만큼 똑똑한 건 없다.”

 

-내년 코스피 전망은.

 

“지금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 저점이 낮아질 수 있다. 4500∼5000까지는 봐야 한다. 지금 코스피가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저점이 아니다. 내년 상반기엔 지금보다 더 낮은 수준일 수 있다. 이는 적정 수준을 예측한 거고 일시적으로 더 떨어질 수도 있다. 아무리 호황이어도 상단은 7000을 넘기 힘들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 9000을 다시 보는 건 힘들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경기 수축기에 들어간 게 역대 11번이었고 반등하는 데 평균 20개월이 걸렸다. 내년 말까지는 주가가 떨어진다고 보는 게 맞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미국 증시는 어떤가.

 

“미국 주식도 위험한 건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 오르는 것만 봐왔다. 그런데 2000년 IT 버블이 붕괴되고 S&P500이 제자리로 오는데 10년이 걸렸다. 지금 거품 정도는 당시보다도 심하다. AI 거품이 이미 발생했고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도 크다. 코로나19로 돈이 워낙 많이 풀려서 물가를 쉽게 못 잡을 거다. 미국 신용융자 잔고가 지난 6월에 최고치를 찍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신용융자가 정점을 찍고 2∼5개월 뒤 S&P500이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S&P500이 5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

 

-교수님은 증시 비관론자로 불린다. 전망이 틀릴 때도 있지 않나.

 

“제가 주가가 오른다고 할 때는 언론이 제 이야기를 안 한다. 떨어진다고 할 때만 집중적으로 보도하니 ‘저 사람은 항상 주가가 내려간다고만 한다’고 오해한다. 실제로 저는 2005∼2006년 무렵에 시장에서 낙관론자로 불렸다. 2024년엔 코스피가 명목GDP 대비 20% 저평가됐다며 상승을 전망하기도 했다. 제 예측 모델의 시기가 다를 수 있지만, 늘 저의 예측은 선행을 했다. 빨리 예측한 거다. 지금도 계속해서 제 모델을 수정해나가고 있다.”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김영익 한양대 미래인재연구원 겸임교수./2026.10.22./이재문 기자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투자는 결국 자산 배분이고, 그 기준은 경기선행지수다. 이 지수가 오를 땐 주식 비중을 과감히 늘리고, 꺾이면 투자를 쉬는 게 낫다. 지금은 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만기가 짧은 우리나라 국채를 투자처로 권한다. 정부가 보증해 안전하고, 경기가 나빠져 금리가 내려가면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다. 저는 6월에 이미 현금성 자산으로 상당 부분 정리했다. 주식 비중은 20% 정도이고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2차전지 분야도 조금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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