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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경험 못한 무대 선사…계속해서 치고 싶은 '사고'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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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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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로 ‘흥행 매출 1억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내년 3월 미국 샌디에이고 올드 글로브에서 영화 원작 뮤지컬 ‘어거스트 러쉬’를 선보이고 5월에는 뉴욕 브루클린음악아카데미(BAM) 하비 시어터에서 ‘위대한 망상’을 세계 초연한다. ‘라이온 킹’ 연출가 줄리 테이머와 작곡가 엘리엇 골덴탈이 참여하는 ‘위대한 망상’은 현대 뉴욕과 인도, 신화적 세계를 오가는 판타지다.

 

신 대표는 또다른 뮤지컬도 준비중이다. 영국 소설 ‘폭풍의 언덕’을 바탕으로 한 ‘워더링 하이츠’를 한국 창작진과 개발해 서울에서 세계 초연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 창작진과 현지에서 작품을 만드는 한편 국내에서 개발한 작품을 세계시장으로 내보내는 두 경로를 함께 모색하는 것이다.

오디컴퍼니 신춘수 프로듀서·대표. 오디컴퍼니 제공
오디컴퍼니 신춘수 프로듀서·대표. 오디컴퍼니 제공

신 대표는 29일 세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영미권 현지 시장에서 저와 오디컴퍼니를 바라보는 ‘신뢰의 무게’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해외 창작진과 투자자, 극장주들이 먼저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지금도 그가 원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다. “프로듀서로서 안주하는 순간 창작의 에너지는 고갈된다고 믿는다”는 신 대표에게 신작과 해외 제작에 대한 고민과 포부를 물었다.

 

―‘위대한 망상’은 줄리 테이머와 엘리엇 골덴탈이 먼저 제작을 제안했다고 들었다. 합류 과정과 도전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두 사람이 먼저 ‘위대한 망상’의 프로덕션 파트너로 제안해왔을 때 프로듀서로서 깊은 자부심과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꼈다. 줄리 테이머와의 인연은 단순히 프로젝트 제안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예술적 비전과 무대를 향한 철학을 깊이 교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수개월에 걸친 긴밀한 미팅과 아이디어 논의를 통해 작품이 품고 있는 거대한 서사와 시각적·청각적 상상력에 매료됐다.

 

이 작품에서 본 가장 큰 가치는 ‘전통적인 장르의 문법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예술적 도전’이었다. ‘위대한 망상’은 인간 내면의 욕망과 환상을 다루며 무대 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시각적·음악적 스펙트럼의 한계를 극적으로 확장하는 작품이다.

 

그동안 국내와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거대한 예술적 비전을 시각화하고 세계 관객과 깊이 교감할 수 있는 프로덕션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단순한 신작 제작을 넘어 글로벌 공연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도전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였다.”

신춘수 프로듀서와 연출가 줄리 테이머. 게티이미지코리아·오디컴퍼니 제공
신춘수 프로듀서와 연출가 줄리 테이머. 게티이미지코리아·오디컴퍼니 제공

―지난해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사고를 안 치니까 재미가 없었다’고 했다. ‘위대한 개츠비’에 이어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BAM에서 새롭게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프로듀서로서 안주하는 순간 창작의 에너지는 고갈된다고 믿는다. 브로드웨이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통해 상업적 성과와 대중적 확장성을 증명해낸 지금 오히려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예술가들이 모이는 뉴욕 BAM에서 ‘위대한 망상’을 선보인다. 안주할 수 있는 안전지대를 과감히 벗어나 전통적인 장르의 문법을 깨부수고 무대가 도달할 수 있는 예술적 극한에 온몸으로 부딪히는 과정이다.

 

이번 도전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명확하다. 한국 프로듀서가 세계적인 거장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글로벌 공연예술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예술적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성공에 기대지 않고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대’를 선사하는 프로듀서. 그것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치고 싶은 가장 멋진 ‘사고’이자 이번 도전을 통해 증명하고 싶은 바다.”

 

―또다른 신작 ‘워더링 하이츠’가 세계 관객에게 통할 것이라고 믿는 매력은 무엇인가. 영국 고전을 개발한 이유도 궁금하다.

 

“에밀리 브론테의 원작이 지닌 사랑과 집착, 복수라는 파괴적이면서도 원초적인 감정은 세계 어떤 관객이든 매료시킬 수 있는 강력한 보편성을 품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가 뉴욕에서 첫발을 디뎠던 것처럼 이 영국 고전 역시 런던에서 시작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뛰어난 작가, 작곡가진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 창작자들만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다면 원작과 또 다른 결의 매력을 지닌 오리지널 작품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지난해 열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에 참석한 신춘수 프로듀서. 오디컴퍼니 제공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지난해 열린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개막식에 참석한 신춘수 프로듀서. 오디컴퍼니 제공

―서울 세계 초연을 해외 무대로 어떻게 이어갈 계획인가.

 

“한국 창작진의 손에서 빚어진 작품이기에 첫 무대 역시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리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오늘날 한국 뮤지컬 관객들의 안목과 반응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신작의 음악과 서사의 뼈대를 가장 예민하고 혹독하게 검증할 수 있는 역동적인 ‘인큐베이팅 무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곳에서 관객들과 치밀하게 호흡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때 가장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서울에서 완성도를 극대화한 뒤 런던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세계 무대로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 창작자들과 만든 작품이 국경을 넘어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차근차근, 그러나 단단하게 준비하겠다.”

 

―해외 창작자들이 먼저 제작을 제안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현지에서 한국 프로듀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느끼나.

 

“영미권 현지 시장에서 저와 오디컴퍼니를 바라보는 ‘신뢰의 무게’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체감한다. 아시아에서 온 프로듀서로서 매번 역량을 증명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리드 프로듀서로서 해외 유력 창작진이나 투자자, 극장주들이 먼저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개별 제작자의 성과가 한국 뮤지컬의 지속적인 해외 진출로 이어지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단발성 현지 진출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개발 단계부터 리딩과 워크숍,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치며 작품의 완성도를 냉정하게 다듬고 검증하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현지 실정에 맞는 트라이아웃 전용 지원 인프라와 프로듀서 중심 제작을 위한 전용 펀드 등 구조적 기틀이 함께 뒷받침된다면 K뮤지컬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지속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작품 하나가 우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져야 한다.

 

제작사뿐 아니라 작가와 작곡가, 연출가, 기술 스태프 등 현장을 지탱하는 모든 창작자의 글로벌 역량도 함께 넓어져야 한다. 세계 무대와 언어, 문화적 차이를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인재들이 계속 나와야 비로소 생태계가 탄탄해질 수 있다.”

 

―한국 뮤지컬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오디컴퍼니의 진짜 주인공은 언제나 객석을 지켜주는 관객 여러분이다. 최고를 아는 여러분이 있기에 우리도 타협 없이 세계 최고를 향해 달릴 수 있다. 늘 고맙고 앞으로도 우리의 가장 멋진 동반자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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