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청년과 중장년층의 창업이 일제히 줄어든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창업만 홀로 늘었다. 은퇴 뒤 당장의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창업 시장에 뛰어드는 고령층이 많아진 것이다.
13일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60세 이상 창업기업은 9만2369개로, 전년 동기(9만219개)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은 모든 연령에서 줄었는데 60세 이상만(2150개 증가) 늘었다. 같은 기간 30세 미만은 3.9%, 30대는 2.3%, 40대는 3.2%, 50대는 0.8%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상반기 전체 창업도 전년보다 1.5% 줄어든 56만5640개에 그쳤다.
60대 이상 고령층 창업은 주로 도소매·부동산·음식점에 몰렸다. 기술창업 늘었다지만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에 절반 넘게 몰린 것이다.
업종별로 보면 60세 이상 창업 가운데 기술기반업종이 전년 대비 10.2% 늘었다. 이어 건설업 0.9%, 숙박·음식점업 3%, 부동산업 5.4%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2.3% 감소했다.
기술기반업종 창업은 상반기 전 연령에서 14.2% 늘었고, 30대(22.2%)와 30세 미만(18.2%)의 증가율이 더 높았는데, 60대 이상의 정보통신업 창업이 59.4% 급증한 영향이 컸다. 기술기반업종 창업 중 60세 이상의 증가율(10.2%)은 전체 평균 이하다.
규모로 봐도 60세 이상 기술기반업종 창업은 1만2517개였다. 반면 도·소매업(2만2758개)과 부동산업(1만7486개), 숙박·음식점업(1만1940개)은 모두 5만2184개로, 60세 이상 창업기업의 56.5%를 차지했다.
◆ 사업자 3명 중 1명이 60세 이상
60세 이상의 창업이 늘어난 배경에는 사회구조적 변화가 자리한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가운데 기존 직장에서 은퇴한 60대 이상이 생계를 위해 다시 경제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1964∼1974년생 2차 베이비부머 954만명은 2024년부터 10년에 걸쳐 차례로 법정 은퇴연령(60세)에 이른다.
국세청의 ‘2026년 8월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60세 이상 사업자는 363만4538명으로, 전체 사업자(1045만801명)의 약 35%를 차지했다.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를 합산한 수치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인다. 농림어업을 뺀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 8월 144만4200명으로 1년 전(130만2300명)보다 14만1900명 늘었다.
같은 기간 15∼29세(19만3400명→13만1600명)를 비롯해 30대·40대·50대 자영업자는 모두 줄었고, 60세 이상 자영업자 규모는 50대(139만4600명)를 앞질렀다.
◆ 고령 자영업자 절반 가까이가 ‘생계형’
한국은행이 지난해 5월 발표한 ‘늘어나는 고령 자영업자, 그 이유와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60세 이상 비중이 37.1%까지 오른 가운데 은퇴 후 다시 일자리를 찾아 자영업자가 된 고령층의 46%가 연금 수준이 낮고 근로시간이 긴 생계형으로 파악됐다.
60대 신규 자영업자의 수익은 넉넉하지 않았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은 79만원 수준이지만, 주당 근로시간은 46시간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자영업에 뛰어든 지 3년이 안 된 60대의 31%가 5년 안에 자영업을 그만뒀다는 점이다.
이탈 비율은 20∼50대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그 뒤의 길이 갈렸다. 20∼50대 이탈자는 절반 이상이 상용직 일자리를 얻은 반면, 60대는 상당수가 임시·일용직에 그치거나 노동시장을 아예 떠났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노후생활을 할 만큼 자금을 모으지 못하면 다시 일자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사업을 하다 폐업해도 생활비·대출이자 부담이 남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령층 창업 문제를 은퇴 이후 일자리와 연결해 살펴야 한다”면서 “임금 조정과 함께 정년을 65세로 늘려,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창업시장에 진입해야 하는 부담을 늦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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