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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무솔리니 시장님’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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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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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기 성남에 있는 중식당 ‘시진핑’이 국내에 머물던 중국인들의 공격을 받았다.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영상을 보면 가담한 중국인 일당은 총 4명으로 새벽 2시40분쯤 가게에 난입해 매장 외벽과 간판, 식재료 등에 래커와 페인트를 뿌린 뒤 달아났다. 경찰은 ‘시진핑’이란 상호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동일하다는 점에 분노한 중국인들에 의한 계획 범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직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점만 봐도 그렇다. 경찰이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내리고 신병 추적에 나섰다고 하니 꼭 붙잡아 합당한 죗값을 묻길 촉구한다.

 

9일(현지시간) 페루 지방선거에서 인구 약 1000명의 소도시 케로팔카 시장에 당선된 히틀러 무솔리니 시메온 플로레스 후보. 독특한 이름 때문에 임기 개시 전부터 유명 인사가 되었다. 오른쪽은 페루 국기. SNS 캡처
9일(현지시간) 페루 지방선거에서 인구 약 1000명의 소도시 케로팔카 시장에 당선된 히틀러 무솔리니 시메온 플로레스 후보. 독특한 이름 때문에 임기 개시 전부터 유명 인사가 되었다. 오른쪽은 페루 국기. SNS 캡처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으나 ‘나’와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을 만났을 때 반가움보다 먼저 당혹감을 느끼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유명인’과 성명이 동일하다는 점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요즘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용만(93) 전 재무부 장관은 38선 이북에서 태어나 월남한 실향민이다. 그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본명이 ‘이승만’이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북한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이승만 타도’를 외치길래 용만이로 했는데, 남쪽에 와서도 이승만 대통령이 있어 그냥 용만이로 살았다”고 한다.

 

부모가 지어준 이름은 웬만하면 평생 지니고 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생기는 것이 인생 아니겠는가. 2001년 공군 방공포병사령관을 끝으로 전역한 김규(80) 예비역 소장은 1979년 10·26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김재규’였다. 그날 밤 당시만 해도 초급 장교이던 김 장군은 가장 먼저 군복의 명찰부터 모두 뜯어냈다. 직업 군인으로서 군에 몸담으며 직속 상관인 대통령의 살해범과 동명이인으로 남을 순 없었다. 주저없이 법원에 개명(改名) 신청을 해 받아들여졌다. 원래 성명 가운데 ‘재’를 뺀 새 이름으로 산 지 어언 반세기가 되어 간다.

 

2차대전 당시 각각 나치 독일,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이끈 아돌프 히틀러(오른쪽)와 베니토 무솔리니 두 독재자. 세계일보 자료사진
2차대전 당시 각각 나치 독일, 파시스트 이탈리아를 이끈 아돌프 히틀러(오른쪽)와 베니토 무솔리니 두 독재자. 세계일보 자료사진

남미 페루에서 ‘히틀러 무솔리니’라는 이름의 기초자치단체장이 탄생했다. 9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히틀러 무솔리니 시메온 플로레스 후보가 케로팔카 시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안데스 산맥 오지에 자리한 케로팔카는 인구 약 1000명의 소도시이나, 시장 후보의 독특한 성명 때문에 페루 국내는 물론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다. 2차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 파시스트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 두 독재자를 따 아들 이름을 지은 부모의 의도가 못내 궁금하다. 앞으로 시정을 펴 나감에 있어선 그런 악당들의 선례는 따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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