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각 공항이 겨울철 철새 이동을 앞두고 새떼 피해를 줄이기위해 적극 나섰다. 겨울 철새는 계절 변화에 따른 기온 하락과 먹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따뜻하고 먹이가 풍부한 지역으로 이동한다. 철새 이동시기 공항당국은 항공기와 조류충돌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11일 공항당국 등에 따르면 조류충돌이 증가하는 현상은 기후변화로 인한 철새의 텃새화와 철새이동경로및 이동고도의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철새의 텃새화가 뚜렷해 지면서 개체수가 급증해 조류충돌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공항주변의 조류 서식지가 개발되면서 조류들이 공항 내 녹지대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조류충돌 증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피해를 불러오고 있으며 손상부위는 3분의 1 이상이 엔진피해를 주고 있어 항공기 안전에 커다란 위협요인이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전국 공항의 조류 충돌은 모두 1126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별로는 인천이 323건(28.7%)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공항공사가 운영및 관리하는 국내 공항은 김포 223건(19.8%)·김해 212건(18.8%)·제주 180건(16.0%) 순으로 집계됐다. 광주 36건, 여수 14건, 무안 9건, 군산 8건이다.
이같은 조류충돌은 항공기가 공항 활주로에 이착륙하는 과정이나 운항 중에 조류가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혀 엔진손상과 동체 파손 등을 일으킬 수 있어 회항과 지연출발 등은 물론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같은 기간 조류 충돌로 기체가 손상된 사례는 105건이다. 이 중 엔진 피해는 39건으로 전체 기체 손상의 37.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29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엽총과 폭음경보기, 음파 발생기 등을 활용해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조류 144마리를 포획하고 5911마리를 퇴치했다.
공항당국은 조류충돌을 예방하기위해 별도의 전담인력을 배치해 공포탄을 쏘거나 음파분산기 등 장비를 도입해 새가 싫어하는 음파를 쏴 쫓아 내고 있다. 또 조류가 자주 출몰하는 시간대와 지점에 전담인원을 집중 배치해 퇴치하고 있다.
조 의원은 “조류 충돌은 이·착륙 시 엔진 정지나 기체 균열 등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고위험 요인이다”며 “12·29 항공기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류 탐지 레이더 및 퇴치 인프라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공항 건설이 조류충돌 위험성 때문에 어렵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
이진원 조류연구새짚 대표(국제조류학회 펠로우)는 지난 1일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이 개최한 설명회에서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 서식 환경과 조류 충돌 위험성을 짚었다.
이 대표는 조류의 이동 습성을 설명하며 대체서식지 조성만으로는 기존 서식지 기능을 대신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천갯벌에 서식하는 새 84%가 배후습지(갯벌 5㎞ 주변)에서도 관찰된다”며 “갯벌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배후습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 “새들은 간조 때는 드러난 갯벌에서, 만조 때는 잠기지 않은 휴식지나 먹이터로 이동하는 등 하루에 여러 공간을 함께 사용한다”며 “대체서식지가 이런 환경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대표는 “국토교통부는 환경생태용지에서 새의 개체 수와 종이 증가한 것을 근거로 대체서식지 조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이 사실이 새만금 개발이 완료된 후에도 새들이 서식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들의 섭식 유형은 매우 다양하고 먹이를 확보하는 방식도 다르다. 이러한 다양한 특성을 대체서식지가 충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 충돌의 위험성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매달 전국 15개 공항에서 새 이동을 모니터링 중인데, 군산공항은 겨울은 물론 여름에도 많은 새가 관찰되는 곳”이라며 “환경 보전은 물론 공항 안전을 고려해서라도 새만금 신공항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년 비행기 운항 횟수는 늘고, 보호 노력으로 번식하는 새들도 느는 상황에서 조류 충돌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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