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연휴지만 과식부터 화상·낙상·교통사고까지 예상치 못한 응급상황도 잦아진다. 가벼운 증상이라고 무조건 참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위험 신호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의식이나 호흡에 이상이 있거나 심한 출혈·통증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는 “명절에는 음식 섭취량과 활동량이 늘고 장거리 이동이나 조리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환자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식 뒤 심한 복통·반복 구토…화상엔 얼음 대신 흐르는 물
명절에는 평소보다 기름지고 많은 음식을 먹으면서 복통이나 설사, 구토가 나타나기 쉽다. 오래 보관한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먹었다면 식중독 가능성도 있다. 증상이 가볍다면 과식과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서 경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물조차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구토가 반복되거나 심한 복통과 고열, 혈변이 나타나면 진료가 필요하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때도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전을 부치거나 국과 찌개를 끓이는 과정에서는 뜨거운 기름과 국물에 화상을 입는 사고도 잦다. 화상을 입었다면 가장 먼저 흐르는 시원한 물로 화상 부위를 충분히 식혀야 한다. 얼음을 피부에 직접 대거나 된장·치약 등을 바르는 민간요법은 오히려 피부 손상을 키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생긴 물집도 일부러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화상 범위가 넓거나 얼굴·손·발·관절 등 중요한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면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넘어져 머리 부딪쳤다면 증상 관찰…교통사고 뒤 통증도 방심 금물
명절 집안 정리나 이동 중 미끄러지거나 계단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고령자는 가벼운 낙상만으로도 골절이나 머리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넘어진 뒤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 어렵거나 머리를 부딪친 뒤 심한 두통과 반복적인 구토, 의식 변화, 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의식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귀성·귀경길 장거리 이동이 많은 만큼 교통사고에도 대비해야 한다. 사고가 나면 먼저 주변 상황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119에 신고해야 한다.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면 2차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목이나 허리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화재 등 즉각적인 위험이 없는 한 함부로 옮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겉으로 큰 상처가 없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충격으로 머리나 목, 척추 등에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후 의식이 떨어지거나 호흡이 어렵고, 심한 출혈이나 지속적인 통증, 팔다리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양 교수는 “응급상황에서는 환자의 의식과 호흡, 심한 출혈 여부 등을 먼저 확인하고 위급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며 “명절 연휴에 대비해 가까운 응급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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