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서도 소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백화점에서는 한우와 와인 등 고가 선물이 강세를 보인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5만원 미만 실속형 상품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격대만으로 소비 흐름을 나누기는 어렵다. 백화점에서도 10만원 안팎의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대형마트에서도 고가 선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예산에 맞추면서도 품질과 구성, 희소성까지 따져 고르는 소비가 확산한 모습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8월 14일부터 9월 8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사전예약에서는 가격과 품질을 함께 고려한 10만원 안팎의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돈육 셀렉션과 곱창 돌김, 발사믹 등이 대표적이다. 품목별로는 수산 선물세트 매출이 140%, 떡·한과 등 전통 간식류가 100% 늘었다. 협업 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본판매 기간에는 희소성 있는 와인과 디저트 등 차별화 상품으로 수요가 이어졌다.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은 9월 8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1% 증가했다. 농산 선물세트는 62.8%, 축산은 57.4%, 수산은 35.5% 늘었고 와인은 431.9% 급증했다.
가격대별로는 50만~100만원 상품이 30.5%, 100만원 이상이 14.2%를 차지했다. 50만원 이상 상품을 합치면 전체 판매의 44.7%에 달했다.
축산에서는 27만원짜리 ‘신세계 암소한우 다복’이 가장 많이 팔렸다. 320만원짜리 ‘명품 한우 더 시그니쳐’ 등 초고가 상품도 판매됐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61% 증가했다. 50만~100만원 상품이 24.6%, 100만원 이상이 13.2%로 50만원 이상 상품 비중이 37.8%를 차지했다.
69만원짜리 ‘현대명품 한우 소담 매’는 판매 시작 후 품절됐다. 정육 전체 매출은 69% 늘었고, 50만원 이상 정육 상품 매출도 35% 이상 증가했다.
대형마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물세트가 판매의 중심을 이뤘다.
이마트의 9월 8일까지 예약판매 집계를 보면 전체 판매에서 5만원 미만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7.4%였다. 5만~10만원 상품은 14.5%, 10만원 이상은 8.1%였다.
이마트가 사전예약을 마감한 9월 16일 기준 전체 예약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10.3%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9월 8일까지 집계에서는 5만원 미만 상품 비중이 57.5%로 가장 높았다. 5만~10만원은 33.5%, 10만원 이상은 9.0%였다. 이후 사전예약을 최종 마감한 결과 전체 매출은 지난해보다 14.9% 증가했다.
실속형 상품의 비중이 높았지만 고가 선물 수요도 함께 늘었다.
이마트에서는 20만원 이상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75.5% 증가했다. 조니워커 블루 등 양주는 115.1%, 굴비는 79.9%, 한우는 29% 각각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10만원 이상 상품 비중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9.0%로 높아졌다.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품목이나 구성을 차별화한 선물도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에서는 수입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157.6% 증가했다. 기존 키위와 망고 중심에서 과일바구니 등을 추가해 선택지를 넓혔다. 롯데마트에서도 열대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135% 늘었다.
추석 대표 선물인 사과는 전체 출하 물량이 증가했지만 선물세트에 주로 쓰이는 큰 과실 비중이 낮아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게 형성됐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거나 구성이 다양한 과일로 눈을 돌린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돈육 선물세트 매출도 63.3% 증가했다. 돈마호크 등 차별화된 부위가 인기를 끌었다.
고가 선물에서는 희소성과 취향을 앞세운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이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단독으로 선보인 ‘백자 달항아리’와 ‘청화백자 모란문 항아리’는 수백만원대 가격에도 고객 문의가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명절 선물로 뷰티·리빙 상품을 처음 선보였다. 해당 상품군에는 하루 평균 100건 이상의 상담이 몰렸으며 당초 목표의 2배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량 주문이 이뤄지는 사전예약에서는 가성비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본판매에서는 희소성 있는 상품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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