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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장어·우지라면·BTS 진까지…추석 선물 공식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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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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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와 과일, 참치 일색이던 추석 선물세트가 달라지고 있다. 100년 전통 장어집의 조리법을 담은 장어부터 고기 선물세트처럼 포장한 라면, 조선왕실 다과와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한 스팸까지 등장했다. 방탄소년단(BTS) 진의 이미지를 참치캔에 담은 선물세트는 지난 추석과 설을 합쳐 4만세트 이상 팔렸다.

 

동원F&B 제공
동원F&B 제공

비싼 원재료를 담는 데 집중했던 프리미엄 경쟁도 제품에 얽힌 이야기와 경험, 팬덤, 패키지 디자인을 앞세우는 쪽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익숙한 식품에 캐릭터와 유명인, 전통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명절 선물의 성격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110여종을 선보이면서 방탄소년단 진의 이미지를 참치캔에 적용한 'BTS 진 슈퍼참치 선물세트'를 다시 판매한다.

 

이 제품은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을 합쳐 4만세트 이상 판매됐다. 일반 참치 선물세트에 글로벌 팬덤을 가진 모델을 결합하면서 명절 선물과 굿즈의 경계를 허문 사례다.

 

동원F&B는 여기에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패키지에 적용한 '동원참치 라인프렌즈 에디션'도 새롭게 내놨다. 캐릭터와 팬덤을 활용해 기존 스테디셀러인 참치 선물세트에 새로운 이미지를 입힌 것이다.

 

건강 트렌드도 반영했다. 동원F&B는 동원참치 선물세트 종류를 약 20% 늘리고 단백질 30g을 담은 '프로틴30', 기존 제품보다 나트륨을 70% 줄인 '저나트륨 황다랑어' 등으로 구성한 세트를 추가했다.

 

기존 명절 선물에서 보기 어려웠던 식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이지큐는 일본 후쿠오카 장어 전문점 이나카안의 노하우를 활용한 프리미엄 장어 선물세트 '이나카안 블랙'을 내놨다.

 

이나카안은 1926년 문을 열어 3대째 이어지고 있는 장어 전문점이다. 이지큐는 이나카안과 기술 제휴를 맺고 전통 조리법과 소스 기술을 국내산 자포니카 장어에 접목했다.

 

선물세트에는 국내산 장어 한 마리를 활용한 카바야키 1㎏·750g 제품과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캔 히츠마부시 등이 포함됐다. 블랙 컬러와 원목 패키지를 적용했으며 현대백화점 프로모션을 통해 최대 26.6% 할인 판매한다.

 

삼양식품은 라면을 명절 선물로 끌어올렸다.

 

프리미엄 국물라면 '삼양1963'과 짜장라면 '짜르르 우지'를 묶은 추석 선물세트를 2000세트 한정으로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우지 유탕 방식을 활용했다. 고기 선물세트를 연상시키는 패키지를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설에도 제품명에 맞춰 삼양1963 선물세트를 1963개 한정 판매했다. 이번 추석에는 짜르르 우지를 추가해 구성을 확대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선물하기, 쿠팡, G마켓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한다.

 

전통문화 자체를 상품에 담는 시도도 이어진다.

 

정관장은 서울시 도시브랜드 'Seoul My Soul'과 손잡고 '조선왕실 다과상 세트'를 출시했다. 양측의 두 번째 협업 제품이다.

 

세트에는 정관장의 전통 건강차 브랜드 궁정비차의 진생기율과 진생온율 각각 10포를 비롯해 광화문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풍경 마그넷과 전통 사탕을 재해석한 서울 옥춘당 캔디 14개가 들어간다. 광화문을 활용한 패키지를 적용해 서울과 조선왕실의 이미지를 한데 묶었다.

 

정관장과 서울시가 앞서 선보인 첫 번째 협업 제품은 누적 약 3만1000개가 판매됐다. 건강식품에 지역과 전통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는 방식이 새로운 선물 수요로 이어진 셈이다.

 

CJ제일제당은 캐릭터 협업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를 설보다 약 50종 늘어난 역대 최대 260종으로 확대했다.

 

포켓몬과 카카오 등 인기 지식재산권(IP)을 스팸 선물세트에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30주년을 맞은 포켓몬과 협업한 제품은 소비자가 스티커로 직접 선물 상자를 꾸밀 수 있게 했다. 온라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포켓몬 키링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프리미엄 제품군도 넓혔다. 스페인 참치 브랜드 '칼보'의 해바라기유·올리브오일 참치를 단독 세트로 구성하고 스팸과 칼보 참치를 함께 담은 제품도 마련했다. 신선식품 브랜드 '본담'을 새로 만들어 사과·배 과일세트 4종과 축산 4종도 내놨다.

 

업계의 추석 선물 경쟁이 한우·참치·과일처럼 익숙한 품목의 가격과 등급을 겨루던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식품이라도 어떤 이야기와 디자인을 입히고, 어떤 팬덤과 경험을 연결하느냐가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참치와 라면처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제품도 BTS 진이나 포켓몬 같은 대중적인 콘텐츠, 한정판 패키지, 브랜드의 역사와 결합하면서 명절 선물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시장에서는 '얼마짜리인가' 못지않게 '왜 이 제품을 선물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스토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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