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부담에 월세화 가속 가능성…PF 금융비용 상승 공급 압박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0%까지 끌어올리면서 주택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져 거래 소강상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의 주택 공급과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데다 이미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이어서 이번 금리 인상이 집값을 크게 끌어내리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27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올리면서 주택 매수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 등이 상승하고, 같은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다"며 "높은 집값과 대출금리 인상,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주춤했던 거래 소강상태가 연말까지 더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5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금리가 0.25%p 오르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125만원, 월평균 약 10만4천원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리 상승이 누적되며 주택 매수자의 구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함 랩장은 수도권 중심의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 등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어 금리 인상이 당장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는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이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은 변동금리 대출자에게 부담이지만 이를 이유로 주택 매물이 유의미하게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특히 1주택자는 실거주 수요가 많고 대체할 전세 물건도 부족해 금리 상승만으로 주택을 처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영향은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초고가 주택시장에서는 금리 인상이 거듭되면서 관망세가 더 짙어질 수 있다고 봤다.
남 연구원은 "강남 2구는 자금 부족보다는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수요가 많은 시장"이라며 "금리 인상이 반복돼 시장에서 하나의 추세로 인식되면 세제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과 맞물려 매수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강남권의 거래 둔화와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전월세 매물과 주택 공급 부족 등 가격 하방을 막는 요인도 있어 단기간에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남 연구원은 서울 중하위 지역은 상대적으로 금리보다 대출 한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시장인 만큼 금리 인상에도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함 랩장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와 중저가 주택 수요는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아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높은 대출금리와 대출한도 규제로 이번 금리 인상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대출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이고 금액대별 대출한도 규제도 적용되고 있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서울은 공급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전월세 비용도 오르고 있다"며 "임차 불안을 해소하려는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매수 수요가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유입돼 가격도 큰 폭의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매매시장뿐 아니라 임대차와 주택 공급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함 랩장은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면 월세화가 가속할 수 있고, 높은 공사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비용까지 늘어나면 분양가 상승 등 공급시장의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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