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룰 수 없는 정치 일정에 결단”
국힘과 합당 등 보수연대 가능성
김정철 최고 “매당 행위” 선 긋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6·3 지방선거 참패와 당 쇄신 부진에 책임을 지고 26일 당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한 지 2년7개월 만이다. 이주영 정책위의장과 김성열·김정철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동반 사퇴하면서 개혁신당은 천하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당의 진로를 다시 짜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왔으나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며 “설득해내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표인 제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앞에는 미룰 수 없는 정치일정이 놓여 있다”며 당의 진로를 둘러싼 내부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사퇴에는 6·3 지방선거 참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개혁신당은 ‘99만원 공천’, ‘인공지능(AI) 선거 사무장’ 등 선거 혁신을 앞세웠지만 후보 192명 가운데 기초의원 1명을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의 테러 자작극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공천과 선거 전략을 둘러싼 지도부 책임론도 거세졌다.
제3지대 정당으로서의 역할과 외연 확장 방안을 놓고도 지도부 내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인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방선거 결과가 뼈아프게 나오면서 동력을 잃은 부분이 있다”며 “당의 진로와 방향에 대해 약간의 이견이 있었고 이를 수렴하는 과정에서도 의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 퇴진을 계기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관계 설정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우리 앞에는 미룰 수 없는 정치일정이 놓여 있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2028년 총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 내 연대나 통합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이 가까워지면 자연스럽게 흡수되는 모양새로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의 간판 역할을 해온 이 대표의 퇴진으로 독자 생존 전략을 둘러싼 당내 논의도 불가피해졌다.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국민의힘과의 합당론에 즉각 선을 그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부에서 제기하는 합당설만큼은 경계하고자 한다”며 “지금 합당을 논하는 것은 혼란을 틈타 당을 통째로 팔아넘기려는 매당노일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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