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들에게 거액을 주고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39)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26일 현씨 등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피고인들이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는 사적 거래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현씨에게 돈을 받고 문항을 제공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개발업체 직원 A씨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씨는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재판부는 “문항 거래 계약에 따른 정당한 대가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는 현씨와 교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청탁금지법 8조 3항 3호에 따라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權原)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 등’은 청탁금지법상 수수가 금지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문항을 사고팔기로 한 계약에 따른 대가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사적 거래 형식을 갖췄더라도 공직자에게 (반대급부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품이 제공됐다면 채무 이행이란 형식만 갖춘 것으로 (금지되는) 금품수수에 해당하지만, 현씨 등은 현직 교사 외에도 전문 업체들로부터도 문항을 공급받았고 이들에게 지급한 금액도 (교사들에게 지급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실제 채택된 문항에 대해서만 대가를 지급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고 형사처벌은 문제 해결의 최후수단”이라며 “공직자의 행위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모두 처벌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현씨는 A씨와 공모해 자체 교재에 사용할 수학 시험 문항을 받는 대가로 현직 교사 2명에게 2020년 3월∼2023년 5월 총 3억4600만원을 건넨 혐의로 작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또 다른 교사의 배우자 명의로 7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4월 사교육 카르텔에 연루된 현직 교사 72명과 사교육업체 법인 3곳, 강사 11명 등 총 10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이들 중 현씨, 조정식(43)씨를 포함해 사교육업체 관계자와 전현직 교사 등 총 4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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