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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태풍 비껴가도 갯바위·방파제에 파도는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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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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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사진은 구글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생성한 가상 이미지.

제18호 태풍 ‘사우델’이 중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상청은 남해상과 제주도해상의 높은 물결, 남해안과 제주도해안의 강한 너울을 잇따라 경고했다.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는다는 것 만으로 바다낚시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낚시객이 실제로 봐야 할 것은 태풍의 중심 경로가 아니라 가고자하는 해역에 들어오는 파고·파주기·풍랑특보다.

 

◆ 사우델은 한반도 대신 서쪽으로 간다

 

기상청 태풍통보문에 따르면 사우델은 26일 09시 기준 북위 27.8도, 동경 127.2도 해상에서 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초속 39m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강풍반경은 340㎞다.

 

태풍은 27일 09시 북위 28.2도·동경 124.3도, 28일 09시 북위 27.5도·동경 120.9도로 이동한 뒤 29일 09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전망이다. 현재 발표된 경로에는 한반도 직접 상륙이 없다.

 

하지만 태풍의 중심이 한반도에서 멀다는 것은 중심부의 직접 피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지, 주변 해역의 파도까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 기상청은 왜 갯바위와 방파제를 따로 경고했나

 

기상청은 태풍통보문과 별도로 해상예보에서 바람·파고·파주기·파향을 따로 발표한다.

 

이날 기상청은 날씨해설에서 당분간 남해상과 제주도해상을 중심으로 물결이 매우 높게 일고, 남해안과 제주도해안에는 강한 너울이 유입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전남해안·경남권남해안·제주도해안에서는 높은 물결이 백사장으로 밀려오거나 갯바위와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풍랑특보가 발효된 남해동부바깥먼바다와 제주도남쪽먼바다에는 28일까지 바람이 시속 30~70㎞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4m로 높게 일 전망이다.

 

특히 27일까지 제주도먼바다와 남해동부바깥먼바다에는 물결이 5m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예보도 나왔다.

 

이 상황에서 갯바위 낚시와 방파제 낚시는 위험도가 다르다. 바다에 나가는 낚시 어선은 높은 파도와 강풍에 배가 흔들리고 이동·귀항이 어려워질 수 있고, 연안 낚시객은 한 번 크게 밀려오는 너울에 발을 잃거나 물에 휩쓸릴 수 있다.

 

◆ 태풍이 멀어도 너울은 늦게 도착한다

 

기상청은 “너울을 먼 해역에서 발생한 강한 풍파가 긴 주기를 가진 채 해안으로 전달되는 물결”이라고 설명한다. 태풍이 만들어낸 에너지가 태풍 중심과 함께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먼 바다의 긴 물결로 전달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육지의 하늘이 맑고 현지 바람이 약해 보여도 바닷가의 파도는 이미 다른 시간표로 움직일 수 있다.

 

특히 긴 주기의 너울은 잔잔한 파도 사이에 갑자기 큰 물결이 섞이는 형태로 체감돼, 낚시객이 눈으로 본 직전 파도만 믿고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기상청 너울 위험 예측정보는 관심·주의·경계·위험의 4단계로 제공된다. 위험 단계는 유의파고 4m 이상이면서 파주기가 11초를 초과하는 경우로, 해안 활동이 위험한 단계다.

 

단계가 낮더라도 특정 해안의 지형과 물때, 방파제 구조에 따라 실제 체감 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

 

◆ ‘태풍이 안 온다’보다 먼저 확인할 것

 

기상청의 풍랑특보 기준은 해상 풍속이 초속 14m 이상 3시간 지속되거나 유의파고가 3m 이상 예상될 때 주의보, 초속 21m 이상이 3시간 지속되거나 유의파고가 5m 이상 예상될 때 경보다.

 

기상청은 풍랑특보가 발효되면 해안가 낚시객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방파제·방조제에 가지 말라고 안내한다.

 

출항 전에는 태풍 경로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목적 해역의 풍랑특보와 예비특보 △해상 단기예보의 유의파고·파주기·파향 △너울 위험 예측정보를 차례로 봐야 한다.

 

해양경찰청 공개자료를 합산하면 최근 5년간인 2021~2025년 연안사고 사망자는 557명이다. 장소별로는 갯바위 65명, 방파제 46명으로 두 장소에서 111명이 숨졌다.

 

해수욕장 사망자 39명과 비교하면 갯바위와 방파제 사망자가 2.85배나 많은 것으로, 해양경찰청은 “연안사고가 항포구·방파제·갯바위에서 낚시 중 실족하거나 음주로 실족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즉 태풍 간접 영향이 예보된 날에는 구명조끼를 챙기는 것만으로 판단을 끝내지 말고, 너울·풍랑 정보가 남아 있으면 출항과 갯바위·방파제 접근 자체를 미루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바다에 나갔다면 파도가 커진 뒤 귀항하려 하지 말고 기상과 파도 변화를 확인하면서 일찍 돌아와야 한다. 풍랑특보가 새로 발표되거나 선장이 귀항을 결정하면 낚시 계획보다 안전 지시를 먼저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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