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열풍이 유통업계의 매장 구성까지 바꾸고 있다. 백화점과 아울렛들이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 매장을 잇달아 대형화하고 러닝화와 퍼포먼스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사이먼은 지난 21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아디다스 매장을 확장 리뉴얼해 문을 열었다.
새 매장은 약 1300㎡(400평) 규모다. 기존보다 면적을 약 20% 넓혔다. 매장 동선과 상품 진열 공간을 재구성하고 아디다스의 최신 인테리어 콘셉트를 적용했다.
러닝과 퍼포먼스, 오리지널, 키즈, 골프, 풋살 등 주요 상품군을 한곳에 모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러닝 수요 증가에 맞춰 러닝화와 러닝용품 구성을 확대했다.
신세계사이먼은 아디다스 매장 확장을 시작으로 파주점 스포츠·아웃도어 카테고리를 본격적으로 손본다. 오는 9월에는 관련 장르 전반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오픈 행사도 진행한다. 오는 31일까지 전 품목을 아울렛 판매가격에서 추가로 30% 할인하고 러닝화를 포함한 인기 신발 17종을 특별가에 판매한다.
파주점의 변화는 신세계사이먼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스포츠를 백화점과 아울렛의 핵심 집객 콘텐츠로 키우려는 유통업계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요 백화점의 스포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0%대 중후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은 27.5%, 신세계백화점은 26.8%, 롯데백화점은 25%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러닝과 운동, 아웃도어 수요가 동시에 커진 영향이다.
스포츠 매장이 단순히 신발이나 의류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가 되면서 매장 면적도 함께 커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9월 천호점의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 매장을 기존보다 30~40% 확대할 계획이다. 리뉴얼 이후 각 매장은 일반 백화점 의류 매장의 5~6배 수준인 200㎡ 이상 규모의 ‘메가숍’으로 바뀔 전망이다. 수도권 다른 점포로도 스포츠 대형 매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의 스포츠 강화 전략은 이미 다른 점포에서도 확인된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은 1층에 나이키 팩토리 스토어와 아디다스 팩토리 아울렛·아디다스 오리지널을 배치했고, 2~3층에도 뉴발란스·언더아머·살로몬·아크테릭스·코오롱스포츠 등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대거 구성하고 있다.
롯데도 스포츠 대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잠실 롯데월드몰에 약 694㎡(210평) 규모의 아디다스 브랜드센터를 열었다. 잠실점에는 글로벌 러닝 브랜드 써코니 국내 1호점도 유치했다. 매주 러닝 크루와 함께 달리는 프로그램이나 러닝화 체험 행사 등 상품 판매와 운동 경험을 결합한 콘텐츠도 확대하고 있다.
아울렛 점포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난다.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점은 올해 리뉴얼 과정에서 스포츠·슈즈 전문관을 재편하고 미즈노를 새로 입점시켰다. 나이키와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주요 스포츠 브랜드를 앞세운 할인 행사도 병행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러닝을 별도 콘텐츠로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더현대 서울에 약 535㎡(162평) 규모의 ‘더현대 러닝 클럽’을 열고 여러 러닝 브랜드와 함께 풋스캐닝, 슈피팅 등 러닝화 체험 서비스를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스포츠 메가숍 4곳을 연 데 이어 올해 나이키와 스케쳐스 대형 매장을 추가하고 헬리녹스·골드윈 등 신규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보강했다. 신세계 사우스시티점은 지난 4월 스포츠 전문관을 리뉴얼한 뒤 5~6월 스포츠·패션·골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4% 증가했다.
유통업계가 스포츠 가운데서도 러닝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 속도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상반기 러닝화를 포함한 퍼포먼스 슈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해 전체 스포츠 슈즈 증가율 15.7%를 크게 웃돌았다. 국내 운동화 시장은 약 4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러닝화 시장만 1조원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거 아울렛 스포츠 매장이 이월 상품과 할인율을 앞세웠다면 최근에는 상품 구색과 매장 규모, 체험 요소까지 백화점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모습이 뚜렷하다.
신세계사이먼도 이미 스포츠 브랜드를 활용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지난 5월 스포츠·아웃도어·골프 행사에서는 아디다스와 뉴발란스, 스케쳐스 등 주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고, 파주점에서는 지난 3월 아디다스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고 복수 구매 시 추가 할인하는 단독 행사장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번 파주점 아디다스 확장 역시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러닝을 중심으로 스포츠 소비가 빠르게 커지면서 유통사 간 경쟁축도 ‘얼마나 싸게 파느냐’에서 ‘얼마나 많은 상품을 한 공간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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