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무신사·비씨카드…다양한 동맹 구성
제논은 단독 참여로…자체 역량 중심 도전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인공지능(AI)’ 프로젝트를 향한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사업자 공모에서 총 6개의 컨소시엄 제안이 접수됐고,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측과 참여하는 쪽을 합하면 도전하는 기관·기업만 60여개나 된다.
컨소시엄 조합도 흥미롭다. SK텔레콤(SKT)은 티맵모빌리티 등과 손을 잡았고, 카카오는 교육기업 데이원컴퍼니, 잡코리아 운영사 웍스피어 등과 함께한다. KT는 쇼핑·주거·교육·금융 기업부터 AI 모델·플랫폼, 인프라 기업까지 한데 묶었다. 반면, 생성형 AI 솔루션 전문기업 제논은 단독으로 사업에 참여했다.
같은 ‘모두의 AI’를 향하면서도 선택은 제각각이다. 기존 동맹을 AI로 넓힌 곳, 다른 산업의 전문성을 가져온 곳, AI 생태계 전체를 묶은 곳, 혼자 승부를 거는 곳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업들이 AI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려는지가 드러난다.
◆기존 협력 관계였거나…새로운 관계이거나
가장 선명한 사례는 SKT와 티맵모빌리티다.
지난해부터 티맵 내 에이닷 탑재 등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온 티맵모빌리티와 SKT는 협업의 연장선에서 ‘모두의 AI’에 참여했다. 티맵이 축적한 이동·모빌리티 분야 데이터와 서비스 역량을 활용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서비스 구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SKT 주도 컨소시엄에는 티맵모빌리티를 포함해 총 19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이용자의 질문에 길 안내와 실시간 교통 현황 등을 알리고 장소·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그림이다. 장소 탐색에서 실제 이동까지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A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종 사업자가 발표된 게 아닌 만큼 구체적인 서비스 내용이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티맵모빌리티는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총 14개 기업·기관과 함께하는 카카오의 선택은 조금 다르다.
카카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눈에 띄는 것은 AI 기술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데이원컴퍼니와 웍스피어처럼 각자의 산업과 서비스를 가진 기업들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가 보유한 AI 역량에 다른 기업들이 가진 이용자 접점과 전문성을 결합하는 그림이다.
데이원컴퍼니의 참여에는 카카오 컨소시엄에 같은 참여기관으로 나선 LG유플러스의 제안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20·30세대를 대상으로 직업 훈련과 취업·창업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이원컴퍼니는 컨소시엄 구성을 계기로 카카오와의 협력 관계가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10년 이상 축적한 콘텐츠의 제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AI에 관심이 높은 구직 청년과 사회초년생의 콘텐츠 활용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를 운영하는 웍스피어는 카카오와의 기존 협력 관계는 없었다. 구체적인 컨소시엄 구성 과정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 참여기관이나 주도기관이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연계해 협력 지점을 발굴할 예정이다. 기존 서비스 영역인 채용을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채용과 고용 기회를 쉽게 접하고 실제 입사 지원까지 하는 등 채용 시장의 연결성을 높이는 게 목표다.
웍스피어 관계자는 “구직자의 취업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구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직자에게는 원하는 일자리를 편하게 탐색하고 지원할 기회를 확대하고, 구인 기업에는 적합한 후보자와 만날 접점을 넓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AI 생태계를 다 묶거나…혼자 참여하거나
KT는 AI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방식을 택했다.
KT가 공개한 컨소시엄 구성을 보면 무신사·비씨카드·직방·한국교육방송공사·업스테이지·래블업 등 다양한 영역의 기업이 눈에 띈다. KT의 주도하에 직방과 무신사는 쇼핑과 주거 등에서 국민 생활과 연계된 서비스 개발·확산을 담당하고, 업스테이지 등은 AI 모델·플랫폼 영역, 래블업·리벨리온·베슬AI코리아 등은 AI 인프라 영역에 참여한다.
KT는 AI를 사용할 서비스와 이를 뒷받침할 모델·플랫폼, AI를 돌릴 인프라까지 연결했다.
KT AX사업본부장 이진형 상무는 “국내 대표 AI 기업들의 역량과 KT의 통신·AI 운영 역량 결합으로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 AI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제논은 여러 기업을 모으는 대신 단독 참여라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다른 컨소시엄이 서로의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운 것과 달리, 제논은 자체 역량을 중심으로 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부터 B2C 기반 AI 서비스 플랫폼 ‘제나(GenA)’를 기획·개발, 올해 5월부터 서비스 중인 제논은 이미 상용화된 제나를 기반으로 '모두의 AI' 서비스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제나는 누구나 다양한 AI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구축한 통합 포털이다.
컨소시엄 구성도 검토했지만 약 4개월이라는 서비스 구축·출시 기간을 고려했다. 다수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컨소시엄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제나라는 서비스 기반을 갖춘 만큼 의사결정 구조 효율화로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단독 참여했다고 제논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범용 AI챗봇을 중심으로 공공·생산성·금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특화 에이전트를 연계, 정보 탐색에서 업무 실행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논은 향후에도 협력관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많이 모였나보다는 어떻게 연결하느냐로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위해 기업들이 손을 잡은 방식은 각자의 전략을 보여준다.
같은 목적지를 향하지만 기업들이 맺은 동맹은 달랐다. 이번 사업의 경쟁력은 누가 더 많은 기업을 모았느냐가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AI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각 컨소시엄 제출 서류의 적합성 검토와 서면 평가, 발표 평가를 거쳐 이달 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한다. 협약 체결과 ‘베타 서비스’ 등을 거쳐 올해 안에는 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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