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의 산물이다.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의 패망으로 전쟁이 끝난 1945년 미국·영국·소련(현 러시아) 3대 전승국 주도 아래 유엔이 탄생했다. 세 강대국은 유엔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총회 위에 15개국에게만 개방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두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어 유엔 헌장 등 국제법을 어긴 나라들에 대한 무력 행사 등 강제 수단 동원은 안보리의 고유 권한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에겐 안보리의 그 어떤 결정도 저지할 수 있는 ‘거부권’(Veto Power)을 부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소련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최소화를 원했다. 2차대전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미·영·소 3국만 그 영예를 나눠 갖자는 것이었다. 미국은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도 많아 조만간 강대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큰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1945년 당시의 중국은 지금의 공산주의 국가가 아닌 대만이었다. 영국은 전통적 강대국인 프랑스의 합류가 필수적이란 입장을 견지했다. 프랑스는 2차대전 초반 나치 독일에 무릎을 꿇으며 연합국 대열에서 이탈함과 동시에 강대국 지위도 잃었다. 하나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는 2차대전 후 미·소의 부상으로 유럽의 위신이 땅에 떨어진 가운데 프랑스의 안보리 합류가 영국 국익에 부합할 것으로 여겨 이를 강력히 밀어붙였다.
오늘날 유엔 안보리는 미국·영국·러시아·중국·프랑스 5개 상임이사국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거부권을 지닌 상임이사국 숫자를 늘리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진정한 강대국’이란 인식 때문일 것이다. 독일·일본·인도·브라질 4개국이 가장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확대에 부정적이다. ‘현재 강대국이라고 해서 50년, 100년 뒤에도 강대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취지에서다. 유엔 창설 당시에는 분명히 세계적 강대국이었던 영국·프랑스가 지금의 국제사회에선 존재감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느냐는 뜻으로 풀이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9일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사업을 국가 주권의 핵심 과제로 꼽아 눈길을 끈다. 룰라는 “브라질 정도 규모의 국가가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살 수는 없다”며 “우리가 상대방에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힘과 목소리를 갖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핵잠 보유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국토 면적으로 세계 5위, 인구 숫자로는 7위에 해당하는 대국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 규모로 따져도 세계 10위로 한국보다 훨씬 앞선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려는 브라질의 꿈은 과연 실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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