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주식 2407만주… 전체의 3.3%
누적 잉여현금흐름 50% 주주환원
특별배당 등 확대 방안 검토키로
발표 이후 주가 급락 멈추고 반등
삼전도 이르면 이달 내 계획 발표
역대급 실적을 올리고도 주주환원이 부실하다고 비판받아온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한다. 40조원은 국내 상장사 자기주식 소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또 2027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기로 했다. 회사의 가치가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판단하에 본격적인 주주환원에 나서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기주식 취득·소각 안건을 의결하고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자사주 취득 예정 금액은 총 40조원이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166만2000원 기준 2407만주로, 발행 주식의 3.3%에 해당한다. 취득 예정 기간은 8월20일부터 약 3개월이며 취득 종료 후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배경에는 자본시장과 소액주주들의 여론이 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실적 발표 당시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공모 절차에 따른 제약으로 구체적인 환원책을 밝히지 않았다. 예상보다 부실한 주주환원 계획에 시장과 투자자들은 실망했고 이는 곧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달 7일 주당 375원의 배당 규모를 공개한 뒤 후폭풍은 더 거세졌다. 주당 가격이 150만원에 달하는 주식의 배당이 지나치게 적다는 분노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일부 주주는 역대급 성과급을 받는 회사 임직원들과 비교하며 회사의 주인인 주주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항의가 쏟아지자 SK하이닉스는 추가 공지를 통해 3분기 내로 주주환원책을 새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주환원책의 일환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이다. 회사 재무구조가 그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는 점도 대규모 자사주 소각의 원동력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따른 메모리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보유한 순현금은 약 69조원으로 현금 창출력도 크게 개선됐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도 시장 기대를 충족하기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를 포함한 소액주주단체는 SK하이닉스에 100조원 수준의 주주환원책을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자사주 소각과 함께 현금배당 병행,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한 배당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회사의 추가 발표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급락을 거듭하던 SK하이닉스 주가도 이날 하락세를 멈췄다. 전날 종가 대비 9.75% 하락한 150만원에 마감한 SK하이닉스 주가는 자사주 소각 소식이 전해진 후, 대체시장인 NXT 마켓에서 오후 6시 기준 164만2000원까지 치솟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정책 기간 내 현금흐름과 시장상황, 배당가능이익 등을 고려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추가 주주환원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발표 시점에 안내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함에 따라 반도체 호황을 함께 누린 삼성전자의 추가 주가 부양책 내용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특별배당을 포함한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과 차기 3개년 정책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이사회와 경영진은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차기 정책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믿고 기다려주신 주주 여러분께 곧 공유드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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