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남정훈 기자] 2진급 선수들이긴 해도 브라질은 역시 배구강국다웠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브라질과의 세 차례 평가전을 1승2패로 마무리했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대한민국 배구국가대표팀 평가전 2026 제천’ 남자부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25-16 23-25 22-25 22-25)으로 패했다.
대한배구협회는 9월 열리는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력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브라질과의 세 차례 평가전을 개최했다. 아시아선수권 우승팀에게는 2028 로스앤제렐스 올림픽 진출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지난 22일 열린 1차전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전날 열린 2차전에서 1-3으로 패했고, 이날 패배로 1승2패로 마무리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7위의 배구강국인 브라질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참가 때문에 이번 평가전에서는 주로 2진급 선수들을 파견했다. 다만 2차전부터는 신장 2m18의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마이콩 프랑카가 VNL 일정을 마치고 제천에 합류해 뛰었다. 마이콩은 장신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리시브 능력에 더해 12점을 터뜨리며 브라질의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선 사무엘 노이펠트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9점을 몰아쳤다.
FIVB 랭킹 26위의 한국도 베스트 멤버는 아니었다. V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이자 ‘연봉킹’에 등극한 허수봉(현대캐피탈)을 비롯해 황택의(KB손해보험)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한국도 1.5군급으로 상대한 가운데, 1세트만 해도 초반부터 상대를 거칠 게 몰아붙이며 손쉽게 따냈지만, 2세트부터는 매 세트 접전을 펼치면서도 상대의 신장에 눌려 패하고 말았다. 서브 득점에선 5-2로 앞섰지만, 평균 신장이 2m에 육박하는 브라질의 높이에 고전하면서 블로킹에서 3-12로 크게 밀린 게 패인이 됐다. 주전 아포짓으로 나선 신호진(현대캐피탈)이 15점,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대한항공), 윤서진(KB손해보험)이 각각 14점, 10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경기 뒤 라미레스 감독은 “수비나 리시브 시스템은 준비한대로 잘 됐는데, 공격에서 아쉬웠다. 상대가 워낙 신장이 크다보니 매 플레이 때마다 100%로 점프를 해야 하다 보니 체력적인 면이 아쉬웠던 것 같다. 3세트 중반부터 4세트까지 다시 페이스를 되찾았지만, 패해서 아쉽다”라면서 “브라질과의 평가전은 대체로 선방한 것 같다. 이번 세 차례 평가전을 통해 무엇을 더 보완해야할지 알게 됐다. 2~3경기를 연속으로 치를 수 있는 체력부터 갖추도록 준비하겠다”라고 총평을 남겼다. 이어 “서브도 1,2차전에 비해 오늘 잘 들어가지 않았다. 브라질 같은 강팀을 상대할 땐 서브가 더 강해야 한다. 우리가 보유한 서브의 위력이 잘 나오지 않다보니 속공을 많이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속공 상황에서 미들 블로커들의 맨투맨 능력, 리딩 블로킹 능력을 더 보강해야 한가”라고 덧붙였다.
남자 대표팀은 이제 다음달 5일부터 9일까지 몽골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현재 18명의 대표팀 엔트리에서 임동혁, 김관우(이상 대한항공), 방강호(한국전력), 양수현(삼성화재)이 빠진 14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라미레스 감독은 “동아시안선수권까지는 추가 멤버없이 그대로 간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남자 대표팀에게 가장 중요한 일정은 9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이다.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통해 2028 LA올림픽 진출권을 따낸다면 침체된 남자배구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라미레스 감독은 “아시아선수권 이전에 대표팀에 복귀할 몇몇 선수들을 기대하고 있다. 허수봉이나 황택의 등 주전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옆에서 함께 인터뷰에 임하던 정한용을 가리켜 “대표팀에 처음 들어왔을 때에 비해 많은 부분이 향상됐다. 특히 하이볼 처리 능력이 좋아졌고, 코트 위 리더십도 늘었다”라고 치켜세웠다.
대표팀 롱 리스트에는 없지만, V리그에서 여전히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한선수(대한항공), 신영석(한국전력), 최민호(현대캐피탈) 등의 베테랑을 뽑을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라미레스 감독 본인이 미들 블로커들의 맨투맨 능력이 약하다고 지적한 만큼, 현역 최고 미들 블로커로 꼽히는 신영석, 최민호가 가세한다면 훨씬 더 짜임새 있는 라인업을 짤 수 있다. 이에 대해 라미레스 감독은 “신영석은 고려했지만, 부상이라 뽑지 못했다. 지금 우리 대표팀에 있는 박창성이나 이상현, 최준혁 등은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고, 차영석도 1대1 블로킹은 약해도 사이드 블로킹은 좋다”라면서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내가 만들어온 시스템이 있다. 언급한 선수들이 뛰어난 건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의 대표팀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로 가려고 한다. 같이 해왔던 선수들을 존중하고 믿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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