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 워싱턴에는 6·25전쟁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있다. 한국 현충일이던 지난 6월6일 그곳에서 전사자들을 기리는 헌화 및 기도 행사가 열렸다. 1950년 11∼12월 벌어진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로 올해 97세인 글렌 갈테리 목사는 “그 저수지(장진호)에서 우리 군인들의 시신이 무더기로 쌓여 매장되던 모습을 기억한다”며 “이 자리에 남아 있는 우리 모두가 그들을 절대 잊지 않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전쟁 발발 첫해인 1950년 한반도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장진호가 있는 함경남도 일대는 오죽했겠는가. 밤이면 기온이 영하 30도 밑, 심지어 40도까지 떨어지기 일쑤였다.
지난 6월14일은 영국을 상대로 한 독립 전쟁에서 싸운 미국 육군 창설 251주년 기념일이었다. 1775년 조지 워싱턴(훗날 미국 초대 대통령) 장군을 중심으로 결성된 육군은 미국이 영국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에서 독립 전쟁부터 걸프 전쟁까지 미군이 참전한 주요 무력 충돌을 죽 나열했다. 6·25전쟁과 관련해 트럼프는 “우리 전사들은 한국의 얼어붙은(frozen) 산야에서 꿋꿋이 버텨냈다”고 치하했다. 장진호 전투 당시 맹추위 속에서도 기어이 중공군 포위망을 뚫고 동해안까지 행군해 흥남 철수작전을 성공리에 완수한 미군 장병들에게 찬사를 보낸 셈이다.
한반도에서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6·25전쟁이 발발하고 이틀이 지난 1950년 6월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에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과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권고했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들을 향해 “군대와 의료진을 남한으로 보내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인 남한을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에 따라 미국·영국·캐나다 등 16개국이 전투 병력을, 또 6개국(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인도·이탈리아·독일)이 의사와 간호사를 각각 한국에 파견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1953년 7월까지 3년 1개월 이상 지속된 6·25전쟁 기간 4만명 넘는 유엔군 장병이 장렬하게 전사했다.
오늘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73주년에 해당하는 날이다. 그에 따라 국가보훈부는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거행한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22개 유엔 참전국과 198만여명의 유엔 참전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 평화와 연대의 정신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이 고귀한 가치와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 참전국과 희생된 장병들의 헌신에는 아무리 고마워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오늘날 판문점 등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둘러싼 한국 정부와 유엔사 간 갈등도 신속히 봉합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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