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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브리핑] 유언장에 적힌 땅인데 매각…대법원 “유언 철회 단정 못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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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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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서로 다른 비율로 물려주겠다고 유언을 남긴 뒤 그 부동산을 팔고 사망했더라도 유언을 철회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동산 매매대금도 유언에서 정한 비율대로 상속하려는 의사가 있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유엔(UN) 산하기구로 속여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에 대한 설립허가 취소 처분은 정당하다는 판단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나왔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대법 “망인, 부동산 매매대금에도 유언 효력 미치게 할 의사 있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사망한 A씨의 자녀 B씨가 “망인 유언의 효력을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A씨는 2016년 부동산을 자녀 4명에게 다른 비율로 나눈다는 취지로 유언증서를 작성했다. B씨가 36%를, 나머지 3명은 각 11%, 19%, 35%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부동산이 지역주택조합 사업 부지에 포함되자 A씨는 2019년 3월 부동산을 조합에 8억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고, 유언장에 적힌 부동산 매매대금을 어떻게 나누는지가 쟁점이 됐다. A씨 사망 이후 조합은 A씨 자녀들과 개별적인 매매에 합의해 각각 1억7700만원씩 동일하게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그러자 B씨는 유언의 효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형제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언장에 적힌 부동산 상속 비율에 따라 매매대금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1·2심은 B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생전에 부동산을 매도해 유언증서의 내용과 저촉되는 행위를 했으니 유언을 철회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민법은 유언자가 언제든 유언 또는 생전 행위로 유언의 전부나 일부를 철회할 수 있고, 전후 유언이 저촉되거나 유언 후의 생전 행위가 유언과 저촉되는 경우엔 저촉되는 부분의 전 유언은 철회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유언자가 특정인에게 목적물을 유증한 이후 해당 목적물을 제3자에 처분했더라도 여전히 그 처분대금 등 대상 재산에 대해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추단된다면 쉽게 유언의 철회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유언자의 의사가 유언의 일부라도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아니면 전부를 철회하려는 의사인지 여부는 실질적으로 집행이 불가능해진 유언 부분과 관련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A씨에게 부동산 매매대금에 대해서도 유언의 효력을 미치게 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망인의 의사는 상속인들에게 부동산에 관한 상속 비율을 법정상속분(각 4분의 1)과 다르게 정하려는 것”이라며 “부동산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부동산 매매대금은 그 부동산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형태가 변경된 것에 불과한 대상 재산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청사. 연합뉴스
법원 청사. 연합뉴스

◆‘유엔 산하’ 사칭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고법 “설립허가 취소 정당”

 

서울고법 행정3부(재판장 윤강열)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가 국회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1심과 동일하게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설립 당시부터 ‘유엔 최초의 국가위원회’를 표방하며 유엔 명칭 및 로고를 사용했다. 하지만 2023년 7월 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고 명칭과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해 4년간 약 44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같은 해 11월 국회사무처는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했다.

 

해당 단체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9월 1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유엔 명칭과 로고를 사용해 후원금을 모금한 행위가 설립허가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제기구인 유엔과 아무런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공식 승인을 받은 단체인 것처럼 유엔 명칭과 로고를 사용해 장기간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다”며 “이는 설립허가 취소 사유인 ‘공익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유엔의 공식 승인을 받지 않았더라도 협력기관으로 적법하게 활동해 공익을 해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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